<온라인-오프라인 통합시대>5회-선결과제

선결과제

 21세기 디지털 경제전쟁에서 산업과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온·오프라인의 조기 통합을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온·오프라인 통합에 방해가 되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그러나 걸림돌을 제거하기란 결코 만만치 않다.

 우선 구체제 기득권층의 반발이 거세고 기존 질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의 의식과 체제를 변화시키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업계에서 조기 통합의 길은 『신진세력이 주도권을 잡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은 이와 관련,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업체들간 전략적 제휴나 M&A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업계가 경제·사회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면 구체제나 기존 질서에 자연스럽게 변화를 강제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옥션의 이금룡 사장은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아직까지 검색이나 커뮤니티 서비스에만 치중해 있는 것도 온·오프라인 통합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인터넷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켜 오프라인 유통망에 위협을 주어야만 기존 업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간의 통합에 눈을 뜰 것이라는 뜻이다.

 인터넷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 잔뼈가 굵은 마케팅과 영업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온·오프라인의 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터넷기업들이 오프라인망을 적극 보완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직까지는 영세하다고까지 할 정도의 규모에 머물고 있는 인터넷업계가 전자상거래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환경조성도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골드뱅크의 김진호 사장은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 업체들은 온라인망과의 충돌 때문에 쉽게 온라인망을 강화하기 어렵다』며 『세제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줌으로써 온라인 유통망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존 업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코 적대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할인점이나 양판점이 대거 국내에 상륙할 당시 국내 기업들은 대리점과 양판점이 양립할 수 없는 적대적 관계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갈수록 양판점 유통비중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인터파크의 최상국 이사는 온라인망도 결국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과 상당기간 병존해 나가야 할 또 하나의 새로운 유통망임을 강조한다.

 『기존 업체들이 오프라인과의 충돌 때문에 온라인망을 직접 강화하기 힘들다면 인터넷업계와 제휴를 통해 새로운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확장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자신들이 직접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독선주의를 기존 업체들이 버려야 한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한솔CSN의 한 관계자는 『유통의 변혁기마다 국내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유통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쓸데없는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바람에 경쟁력을 쇠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오프라인 업체들이 과감히 인터넷업계와 공조해 온라인 유통망을 조기 확보하는 자세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기존 오프라인 기업과 관련 유통업체들에도 온라인 비중확대에 따른 위협을 극복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육성책을 동시에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수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온라인망의 확장으로 가장 위협받고 있는 곳은 오프라인망의 세포조직인 기존 유통업체』라며 『이들이 새로 살아갈 방도를 찾지 못하는 한 기업들이 온라인망을 강화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실토한다.

 결국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재 오프라인에만 머물고 있는 유통채널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을 기업과 정부가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