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사업자 선정은 해외에서도 금세기 들어 가장 관심을 끄는 이벤트다.
우리보다 먼저 사업자를 선정한 곳도 있고 비슷한 시기에 허가권을 내주는 나라도 있지만 주요 선진국이 한국과 다른 점은 사업자 수와 선정 방식을 이미 천명한 상태라는 것이다.
사업자 수는 대부분 3∼5개의 범위며 선정 방식은 주파수 경매제와 심사평가 방식이 혼재돼 있다.
비교적 자유 시장 경쟁원칙이 자리잡고 있는 미국·영국·프랑스 등은 경매제를 선호하고 있고 사회주의 경제를 가미하고 있는 북유럽·일본 등은 심사평가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IMT2000 사업자를 선정한 것은 핀란드다. 지난해 3월 모두 15개의 사업자가 참여 이 중 4개의 사업자를 확정, 발표했다.
핀란드는 3개의 기존 이동전화 사업자와 1개의 신규 사업자를 선정했다. 기존 사업자 가운데는 유무선 기간망 사업자로 우리의 한국통신격인 소네라(구 핀란드콤)·라디오린자·텔리아모빌(스웨덴 기업)이 티켓을 따냈다.
신규 사업자는 41개 지역 이동전화 사업자와 텔레2AB 컨소시엄이 확정됐다. 핀란드는 IMT2000 사업자를 모두 비동기식으로 선정했다.
핀란드는 사업권 획득에 뛰어든 기업들을 대상으로 재무능력·운영 신뢰도 및 안정성·기술개발·경쟁력 등에 관한 심사 평가를 실시했다.
영국은 지난해 5월 주파수 경매방식에 의해 5개의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은 1개 이상의 신규 사업자를 포함시키기로 했는데 그 이유는 경쟁과 혁신의 가속화를 통해 영국 경제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특히 그간 국가 기간통신 사업자인 BT의 이동전화 시장 진입을 엄격히 규제해 왔고 이 때문에 BT는 셀넷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이동전화 서비스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IMT2000의 경우 회계분리를 전제로 BT의 직접 참여를 허용키로 했고 최근 사업자 선정작업에 돌입했다. 이에 참여한 기업은 모두 15개 사업자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해 말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던 일본은 해를 넘겼다. 한국과 사정이 여러모로 비슷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일본은 일단 심사평가 방식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고 사업자 수는 20㎒씩 3개를 배정한다.
일본 정부가 3개의 사업권만을 허가하겠다는 발표가 있자 기존 일본의 각 기간통신 사업자들은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바람에 휩싸였다.
최대 이동전화 사업자인 NTT도코모를 제외한 후발 이동전화 사업자와 지역전화 사업자들이 합종연횡하고 있는 것이다.
IMT2000 사업자 선정작업이 시작되면 일본 통신 시장은 자연스럽게 3개의 종합통신 사업자 그룹으로 재편될 것이 확실하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