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전자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기전력 절감기술의 개발에 일제히 나섰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마쓰시타전기산업, 샤프, 교세라, SMK 등 가전 및 사무자동화(OA)기기 업체 7개사는 기기가 작동하지 않고 플러그에 꽂혀만 있어도 소비되는 대기전력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이들은 이번 기술개발을 위해 통산성 산하기구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로부터 연구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통산성이 7개사의 대기전력 절감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전자제품의 대기전력이 대당 수W 정도에 불과하지만 전체 가정과 사무실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합칠 경우 엄청난 에너지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7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회의로 이산화탄소 등 온난화가스의 배출량을 오는 2010년까지 90년 대비 6% 줄여야 하는 일본으로서는 에너지 절감이 시급한 과제다. 또한 유럽을 중심으로 자원낭비와 그로 인한 환경오염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에너지 과다 소비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어 제조업체로서도 절전 기술의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마쓰시타는 가전 제품의 사용상황을 파악해 사용시간대 이외에는 자동적으로 전력을 끊어버리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 대기전력을 10%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다.
교세라와 샤프는 대기전력 소비를 현재의 절반으로 제어하는 복사기를 개발할 방침이다.
SMK는 통상 1W 정도의 대기전력을 3mW(밀리와트)로 줄이고 특수한 콘덴서를 사용해 필요할 때 순간적으로 전력을 발생시키는 기초기술의 개발과 함께 콘덴서를 사용하지 않고도 대기전력을 줄이는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에르너도 대량의 전기를 축적할 수 있는 「전기 이중층 콘덴서」를 사용해 2mW 이하로 전력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복사기 분야에서는 교세라, 샤프, 코니카 등이 공동으로 할로겐 램프로 가열하는 기존의 방식을 전자(電磁)조리기와 같은 「유도가열식」 등으로 바꾸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에너지 절약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주요 관심사의 하나가 되고 있는데, 가정용 전자기기의 대기전력 절감은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지적된다.
통산성은 일본 업체들의 이번 기술 개발이 실현된다면 가전 전력소비량의 약 10%가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