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일본 전자산업이 올해는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전자기계공업회(EIAJ)는 최근 내놓은 「2000년도(2000년 4월∼2001년 3월) 국내 전자업계 분야별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전자산업 전체 생산규모가 전년비 3.8% 늘어난 24조4432억엔으로 3년만에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예측은 전자기기, 부품 및 소재 업체의 해외생산 호조와 함께 디지털 네트워크 AV기기의 본격적인 보급 및 휴대폰 단말기의 증산, 그리고 PC 및 그 주변기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올 가전 분야의 생산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2조1327억엔에 달할 전망이다. 신장률이 전체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은 개인 소비가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나 99년도 예측(99년 4월∼2000년 3월)인 1% 감소를 감안하면 뚜렷한 회복세로 평가된다.
가전 분야의 회복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를 중심으로 디지털AV기기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 중반 본격 등장하는 DVD오디오, 디지털TV 등이 주목된다.
디지털TV의 보급과 관련해서는 2001년 150만대, 2002년 260만대에 각각 이를 것으로 EIAJ는 예측했다.
통신·방송 관련 생산은 전년비 4.2% 늘어난 3조912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통신 분야 성장은 휴대폰 등 이동통신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i모드」 등 휴대폰 인터넷서비스의 호조를 배경으로 휴대폰 가입자가 6000만명을 넘어서며 관련 설비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봄에는 NTT도코모의 차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인 「WCDMA」와 관련된 장비 수요도 기대된다.
방송 부문은 오는 12월 본방송이 시작되는 방송위성(BS)디지털 방송 관련 설비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Y2K 문제가 해결된 올해는 정보화의 진전에 따른 컴퓨터 및 주변기기의 생산이 전년대비 3% 증가한 6조1060억엔에 달할 전망이다.
메인프레임은 Y2K 문제로 동결됐던 시스템 관련 투자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터넷 및 인트라넷의 확대와 데이터베이스 서버 및 워크그룹서버 등 오픈계통 서버의 수요가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에도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PC서버는 중견 및 중·소기업의 도입이 활발해져 2년 연속 두자릿수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정보서비스산업은 소프트웨어 개발, 아웃소싱의 확대로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두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해 약 11조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PC 생산은 99년 900만대에서 올해는 1008만대로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터넷 인구의 급증과 전자우편 문화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정착하는 것을 배경으로 일반 수요가 확대일로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 수요 역시 Y2K의 해결과 PC 감세의 1년 연장 등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PC 본체의 저가화 바람이 확산되고 있어 대수에서는 12%의 증가율을 나타내지만 금액에서는 2% 증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에도 4% 가까이 증가한 전자부품 및 소재 생산은 올해도 전년비 5.1% 증가하는 호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생산 규모는 전년 전망치인 9조8245억엔에서 10조3230억엔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액정소재의 호조가 지속되고, 집적회로(IC)도 착실한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전자부품 역시 안정 성장이 전망된다.
올 일본 반도체 시장은 4조330억엔으로 전년 전망치에 비해 18.7%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