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빌 게이츠 이후의 MS (하);홈네트워킹

 집안에 있는 가전제품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들이 말을 하는 도구는 네트워크. TV,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에어컨, 오디오, 비디오 등 가정의 모든 전자제품들이 망으로 연결돼 스스로 작동하고 꺼지며 사람이 생활하기 편리한 최적의 환경을 구현한다.

 인터넷냉장고, 인터넷TV, 인터넷전자레인지 등 모든 가전제품에 인터넷 기능은 기본으로 자리잡게 된다. 홈네트워킹을 구성하는 이른바 「스마트(똑똑한) 가전」들이다.

 홈네트워킹 시대에는 집안에 들어서면 저절로 불이 들어올 뿐 아니라 그날 할 일들이 스크린에 자동으로 나타난다. 또한 정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나면 그 사람의 모든 정보가 집안에 나타나 아군인지 적군인지 즉시 알 수 있다. 경비, 오락, 조명, 온도조절 등 집안의 모든 것들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일주일전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인 MS가 시가총액 세계 2위인 제너럴일렉트릭(GE)과 손잡은 것은 바로 이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MS가 홈네트워킹 시장을 겨냥해 내세우고 있는 첨병은 유니버설 플러그 앤드 플러그(UPnP) 기술. 이는 윈도를 채택한 PC를 이용해 가전제품을 네트워크로 접속, 모든 기기를 일원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윈도98의 두번째 버전이 UPnP의 원형이다. 한마디로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집안의 가전제품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쉽게 작동되는 것이다.

 현재 이 기술 개발을 위한 「UPnP포럼」에는 인텔, 스리콤, 컴팩, 미쓰비시, 필립스 등 90개가 넘는 세계 굴지의 가전·컴퓨터업체들이 참가해 MS의 동맹군으로 일조하고 있다.

 UPnP와 더불어 홈네트워킹의 또 다른 핵심이 바로 음성인식 기술이다. 스마트가전이 있는 미래의 가정은 리모컨이 더 이상 필요없고 말로써 모든 전자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MS는 이를 위해 현재 벨기에의 유력 음성기술 업체인 L&H 등과 협력해 관련 기술개발을 한창 진행중이다.

 빌 게이츠는 자신이 퇴임하는 날 이 모든 것이 차세대 인터넷전략 「NGWS(Next Generation Windows Service)」에 담겨 있다며 4월에 일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MS가 이 분야 시장선점을 위해 가야할 고지는 아직 높기만 하다. 홈네트워킹에서 가장 중요한 두뇌(운용 소프트웨어)싸움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지니」를 무기로 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경쟁업체 세력도 이 시장 선점을 위해 벌써부터 신발끈을 매고 일전을 벼르고 있다.

 최고 SW개발자로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한 빌 게이츠. 그가 곧 선보일 첫 작품에 따라 세계 최고 IT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할지 아니면 꼬마기업으로 전락할지 MS 운명이 달려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