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상승 등으로 풍부한 자본을 확보한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파격적인 급여와 스톡옵션을 제시하며 마케팅 전문가들을 스카우트하고 있어 인터넷 전문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단 능력만 인정받으면 25만∼50만달러의 고액 연봉에다가 최고 연봉의 50%까지 보너스를 제공하는 회사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통적인 비인터넷 기업들이 대부분 보너스를 현금으로 주는 데 반해 최근에 설립된 인터넷 회사들은 기본급을 적게 주는 대신 두둑한 보너스와 스톡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분야에서는 기업의 성공이 기술 전문가보다는 마케팅 전문가에 의해 더 좌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헤드헌팅 회사인 퓨처스텝의 하워드 브래치스 이사는 『아메리카온라인(AOL)과 아마존 등 선발 인터넷 회사들이 그 동안 브랜드를 알리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학생과 소수민족, 부유층, 노인 등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마케팅의 무게 중심을 전환함에 따라 이에 적합한 마케팅 전문가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소프트웨어 판매회사인 콘페리가 최근 전세계 주요 신문에 게재한 광고를 보면 최근 미국 인터넷 업체들이 찾고 있는 마케팅 전문가의 유형을 이해할 수 있다.
이 회사가 신문광고를 통해 밝힌 마케팅 담당 이사의 지원자격은 우선 대학에서 이·공계 학부와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마친 사람으로서 IT관련 회사에서 신규 사업 또는 마케팅 분야 경력이 최소한 5년은 돼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콘페리는 또 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한 채용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마케팅 담당 이사를 찾고 있는 다른 온라인 제약회사의 경우에도 4∼6년 정도의 마케팅 경험과 의약품의 내용에 대해 의사들과 토론할 수 있는 정도의 실무지식을 필수 조건으로 내건 반면 학력에 대해서는 학사 학위만 있으면 응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인터넷 회사들이 요구하는 마케팅 경력을 쌓기 좋은 회사를 추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포장상품 업체로 미국의 광고주 1위 회사인 프록터앤드갬블을 비롯해 식품회사로 크라프트푸드, 백화점 분야에서는 페더레이티드·메이 등을 지목했다.
또 IT거인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컴팩, IBM, 휴렛패커드(HP) 등 컴퓨터 회사와 아마존, e베이, 프라이스라인 등 인터넷 업체에서 쌓은 경력은 다른 인터넷 회사에 입사할 때 보통 30∼50% 정도의 프리미엄이 따라다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개방적이고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비온라인 부문에서 재능있는 사람들을 끌어오는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