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의 「애슬론」을 최근 세계 주요 PC 제조업체이 잇따라 채택하는 등 인텔의 「펜티엄Ⅲ」가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MPU) 시장에서 입지를 착실히 넓혀가고 있다.
「C넷」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PC통신 판매업체인 미국 게이트웨이가 AMD의 애슬론 프로세서를 자사 PC에 탑재키로 한 데 이어 휴렛패커드(HP)도 채택을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의 주요 PC 제조업체 5개사 중 AMD의 애슬론 프로세서를 채택하는 회사는 델컴퓨터를 제외하고 게이트웨이와 HP, 컴팩컴퓨터, IBM 등 4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AMD는 메이저 PC업체 대부분에 자사 프로세서를 공급하게 됨으로써 세계 MPU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인텔의 추격에 힘을 더 실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HP는 최근 AMD의 애슬론 프로세서를 탑재한 PC를 이미 이달 초부터 출시중이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다음달 말이나 3월 말에는 인터넷상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P가 이번에 내놓은 애슬론 PC는 「파빌리온(Pavilion)」으로 소매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에 앞서 게이트웨이는 지난 11일 자사의 일부 가정용 PC기종에 600㎒급 애슬론 프로세서를 채택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게이트웨이의 애슬론 PC는 450㎒급 펜티엄Ⅲ 기종을 대체할 예정이다.
게이트웨이는 그러나 소비자의 혼선을 막기 위해 애슬론 제품과 펜티엄 제품을 같은 시장에 투입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특히 게이트웨이의 애슬론 프로세서 채택 발표는 지난해 AMD의 K6/2 탑재 중단으로 끊어졌던 양사의 관계가 다시 형성되는 것을 의미해 주목된다.
메이저 PC업체들이 이처럼 애슬론 프로세서 채택을 잇따라 발표하는 것은 지난해 인텔 칩의 부족으로 빚어진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프로세서 조달 경로를 다양화하려는 대책으로 분석된다.
게이트웨이는 이달초 99년도 4·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예상 밖의 저조가 인텔 칩의 공급 지연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칩 부족으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인텔 칩 부족에 직접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해 4·4분기 AMD의 애슬론 출하는 3·4분기보다 20만개 정도 많은 약 90만개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AMD는 4·4분기에 전년동기비 191% 증가한 65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