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략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계획과 예측보다는 아이디어와 실험에 초점을 맞춘 학습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변화란 처음 들을 때만큼 극적이거나 유별난 것이 아니다. 역사를 통틀어서 볼 때 기업들은 끊임없이 재창조되면서 학습하는 존재다. 학습능력이 없다면 기업은 아예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고 또 오랫동안 변화의 필요성을 무시한다면 마치 자본과 종업원, 시장을 거부한 것과 같이 멸망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로널드 코어스가 골웨이의 강의를 듣고 말했을지도 모를 기업의 본질이다.
디지털 전략을 실행하는 기업들은 변화의 중심과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들이 말하는 언어는 아이디어, 시나리오, 옵션, 가정(假定)의 언어다. 이 장에서는 우리의 두 의뢰업체가 어떻게 이 언어를 듣고 말하도록 배웠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두 의뢰업체는 패스트푸드 산업의 선두주자인 맥도널드와 독일 산업계의 거물 VEBA AG다.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인 맥도널드는 제품의 종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가치, 편의, 그리고 믿을 수 있는 고객 체험 등을 추구하며 창사 이래 급속히 팽창해 왔다. 맥도널드의 고객은 캔자스 시티에서나 콸라룸푸르에서나 항상 맛있는 음식을 빠르고 친절하게, 그것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미국에는 비교적 덜 알려진 VEBA는 연간 총 매출규모가 420여억달러인 독일 최대기업이다. 100년 전 독일 루르 밸리(Ruhr Valley)에서 석탄 채광과 처리사업을 위해 정부 소유업체로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전기, 화학, 석유, 운송, 부동산, 무역, 그리고 도매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 복합기업이 되었다. VEBA는 독일에서 두번째로 큰 전기회사인 프로이센일렉트라를 소유하고 있는데 몇년 전 전기분야 최대 경쟁업체인 RWE와 합작해 오텔로(OTELO)라는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 독일 전화시장의 자유화에 대비했다.
이 간단한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두 기업에 미래는 서로 다른 도전방식으로 펼쳐진다.
맥도널드의 목표는 전세계적으로 사업확장을 지속함으로써 성장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95년 회사는 2000개 이상의 새로운 매장-편의점 및 주유소내의 미니스토어를 포함-을 열었는데 이는 93년에 비하면 2배 가까운 수치다. 맥도널드는 규모를 늘려 가는 동시에 다음과 같은 몇가지 영업전략을 구사했다.
첫째, 경쟁력 있는 가격과 음식량, 경험 등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둘째, 매장과 마케팅 부서간의 정보흐름을 개선해 가격과 입맛(예를 들어 추천품목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장에 신속히 대응한다. 셋째,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가장 낮은 비용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방법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