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중인 맥슨전자(대표 손명원)의 앞날이 바람 앞 등잔불과 같다.
이 회사 임직원들의 부활(워크아웃 조기졸업)에 대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일은행을 주간사로 하는 채권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까닭이다. 최근 LG정보통신으로의 경영권 매각이 임박했다는 입소문이 난무하고 있는 데다 채권단이 국내외 3,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분매각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맥슨전자 임직원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지난 74년 설립된 맥슨전자는 무선 전화기·산업용 무전기·무선 호출기 등으로 성장가도를 이어온 업체. 유난히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을 만큼 유·무선 통신기기 분야에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인정받던 유망 중소기업이었다. 그러나 IMF 경제한파로 인한 자금경색을 이기지 못하고 98년 11월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간 상태다.
이후 맥슨전자는 적극적인 범유럽디지털이동전화(GSM) 단말기 수출 증대에 힘입어 98년 2982억여원에 이르렀던 적자규모를 지난해 262억여원으로 줄였다. 또 최근에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 중남미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웹폰을 출시하는 등 재활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맥슨전자 임직원들은 올해를 「흑자전환의 해」로 삼을 만큼 의욕적인 출발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전에 받지 못했던 정기 상여금 400∼500%를 한꺼번에 지급받으면서 임직원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
또 맥슨전자가 보유한 한통프리텔(69만5256주), 신세기통신(80만6371주)의 주식가치가 급상승하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됐고 수억달러의 외자유치가 곧 실현돼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4000억여원에 이르는 부채, 그 부채가 유발하는 금융비용, 지난 98년 이후로 지속되는 적자부담이 채권단의 인내력을 자극하면서 회사 운명이 안개 속으로 휘말리고 있다. 이에 따라 맥슨전자를 바라보는 외부시각도 일부긴 하지만 『올해 적자규모를 축소할 수는 있겠지만 흑자로 전환하거나 단시일 내에 부채를 탕감하지는 못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결국 맥슨전자 임직원들은 「회사 매각설」이라는 찬물을 뒤집어쓴 채, 기업 재활에 대한 열의를 다져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