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단행된 정보통신부 국장급 전보 인사는 소폭의 자리바꿈이 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깨고 우정국장을 제외한 본부 국장급 전원의 보직이 바뀌는 대규모여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인사는 교육파견 및 복귀자, 정보보호심의관 자리 신설 등에 인사 요인이 발생했지만 지난번 개각시 남궁석 장관이 총선 불출마로 정리되면서 유임돼 현 진용이 그대로 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정반대로 나타났다.
더구나 대부분의 국장들조차 인사 규모를 짐작 못한 채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본부 국장급이 모조리 보직 변경됐지만 일단 큰 가닥은 서열과 전문성을 중시한 인사로 평가된다. 수석국장 자리인 정책국장에 김창곤 지원국장이 옮겨 가고 지원국장은 석호익 전파방송국장이 맡은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행시 22회 선두주자인 공종렬 정책국장이 국제협력관으로 이동한 것은 정통부 안팎에서 매우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굳이 성격을 부여하자면 서열을 감안한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역시 김창곤, 석호익 국장과 전파방송국에 입성한 손홍 국장이다. 본부 국장급 가운데 서열이 가장 앞선 김 국장이 정책국장으로 발령받은 것은 당연하다는 평이고 이에 따라 1급 승진 인사가 있을 경우 그가 「0순위」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김 국장은 이번 인사로 정통부 3대 요직인 전파국장·지원국장·정책국장을 차례로 거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정통부에서 이 같은 일은 처음이다.
IMT2000 사업자 선정 주무국으로 업계가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원국장에 석 국장이 옮겨 온 것은 서열과 전문성을 고려한 흔적이 짙다. 정통부 주변에서는 지원국장의 요건으로 정보통신 정책, 시장 상황, 전파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고 그런 의미에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주도할 인물로 김 국장, 석 국장, 황중연 우정국장 등을 꼽아 왔다.
석 국장은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업자에 휘둘릴」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평이 나올 만큼 장악력과 추진력이 뛰어나 업계의 이해나 분쟁 조정을 기대해 볼 만하다. 석 국장은 업계에게는 다소 「엄한 스타일」이다. 그는 전파국장 시절 IMT2000 사업자 선정 계획을 입안했었다.
손홍 국장이 전파국을 맡은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뒤늦게 정통부에 합류한 그는 행시 기수로는 최 선임에 해당한다. 손 국장이 정통부 업무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전파국장에 임명된 것은 앞으로의 가능성과 관련, 음미할 만하다는 것이 정통부 내의 분석이다.
2개의 심의관을 두게 돼 예전의 정책실에 버금가는 파워를 갖춘 정보화기획실에는 유영환 공보관이 정보기반심의관으로 갔고 신설 정보보호심의관은 청와대 인사가 내려오는 것으로 교통정리됐다. 유 심의관은 기획력이 돋보이는 인물로 국가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시 동기들 가운데 가장 먼저 지방청장으로 발탁됐던 김인식 전남청장은 공보관으로 임명돼 본부 안착에 성공했다. 김 신임 공보관은 선이 굵고 성실하면서도 보스 기질이 있어 가장 말 많고 피곤한 자리인 대변인 역할을 무난히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