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 시장과 이동통신 단말기 업체들 사이에서 미국 모토로라사와 이동통신 단말기 업체인 텔슨전자간 결별설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소문은 어느 정도 사실일까.
한국 내 모토로라반도체통신과 텔슨전자의 공식적인 입장을 바탕으로 할 때 일단 「사실무근」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증권가를 뒤흔들었던 두 업체간 결별설은 그 동안 어느 정도 떠돌았던 불화설을 고려할 때 수긍이 가는 대목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불화설 증폭의 원인은 일단 모토로라가 전혀 지분 참여를 하지 않은 텔슨전자의 독립적인 행보 모색 그리고 양측의 제품공급 가격협상 과정에서의 이견의 표면화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텔슨전자의 독자노선 모색 움직임을 보자.
텔슨전자는 모토로라의 한국 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선인 팬택·텔슨전자·어필텔레콤 등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모토로라의 지분참여가 없다. 비록 IMF 경제 위기 상황에서 모토로라에 납품하고 있지만 최근 내수 시장에 새로운 모델을 공급하면서 독자노선을 확보하기 위한 부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일반 또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결별까지 가는 수순으로 비춰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는 모토로라텔슨전자간 가격협상에 따른 이견 및 불화설도 따지고 보면 내용은 비슷하다.
모토로라반도체통신 측은 미국 모토로라가 한국 내 OEM 공급 3사의 영업 내용 및 계약을 직접 관할하고 있어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텔슨전자는 굳이 미국 모토로라와 가격협상 과정에서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이견을 보여왔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양측이 쉽사리 결별 수순 밟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두 회사 관계자들의 실토다.
모토로라가 미국 시장에서 한국 내 생산 제품을 바탕으로 중남미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아우성 칠 정도의 저가공세를 펼칠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한국 OEM 업체의 역할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모토로라의 중남미 시장 공략에 한국 내 OEM 3사에서 제공하는 단말기의 비중이 적지 않고 그 중 텔슨전자의 비중이 30%에 이른다면 양측의 결별은 모험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텔슨전자와 모토로라의 결별설은 아직까지 양측의 이해관계가 남아있어 당장 손쉽게 이뤄질 사안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모토로라가 20%의 지분을 투자한 팬택이나 51%를 투자한 어필텔레콤 등 2개 회사와 전혀 지분투자를 하지 않은 텔슨전자와의 거래나 대우에 있어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일 것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