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와 런던 대학 등 미국과 영국의 대표적인 명문대학들이 최근 인터넷 회사와 손잡고 인터넷 가상공간에 다국적 경영대학원(MBA)을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서도 싱가포르 국립대와 일본 와세다대 등이 중심이 되어 아·태 지역 학생들을 가르치는 온라인 MBA 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영국의 PA와 미국의 매킨지, 가트너그룹 등 세계적인 컨설팅 및 시장조사 회사들도 세무·회계·마케팅 등을 주로 가르치는 MBA 과정을 단독 또는 공동으로 개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운영되는 경영대학원의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에 첫 다국적 경영대학원이 등장한 것은 시카고·스탠퍼드·컬럼비아·카네기 멜론대와 런던대 등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학들이 미국의 인터넷 교육기관인 「유넥스트」와 손잡고 지난해 7월 유넥스트닷컴(www.UNext.com) 사이트에 「카딘(Cardean)」이라는 MBA 과정을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이 학교에 입학하면 이들 5개 회원 대학 유명 교수들의 강의를 인터넷 등을 통해 자유롭게 청강할 수 있다. 아직 정식 학위를 받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유넥스트는 졸업생들에게 회원 대학의 학위 대신 유넥스트의 자체 석사 학위(카딘 MBA)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아시아 지역의 싱가포르 국립대와 일본 와세다대 등도 유럽의 명문 경영대학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스위스의 IMD 등과 온라인 MBA 과정을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 큐에크 에이크 교수는 『최근 각국의 경영대학원들은 세계적인 명문 대학들과 손을 잡지 못하면 결국 지역의 2, 3류 대학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해외 대학들과 전략적 제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비롯해 MIT의 슬로안, 펜실베이니아의 워튼 등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경영대학원들도 최근 앞다퉈 인터넷과 위성 등 첨단 IT기술을 접목시킨 원격교육 강좌를 다양하게 개설하고 있다.
이들 강좌는 미국의 직장인들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한국의 삼성그룹과 홍콩의 캐세이퍼시픽항공사 등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MBA프로그램까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특정대학을 상징하곤 했던 유명 교수들의 강의를 그 대학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세계 직장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사무실에서도 시청하는 장면을 곧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