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설픈" 주가관리

 한국통신프리텔의 한솔PCS 인수설을 놓고 증권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물론 한통프리텔과 한솔PCS는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인수설을 즉각 부인했다. 그러나 부인공시에도 불구, 증시에선 이들 양사의 합병설이 나오자마자 주가가 출렁거리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일단 이들 업체의 합병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연말로 다가온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이동통신업체는 성장잠재력이 위축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이 희박한 한솔PCS가 적극적인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대내외적인 분위기 성숙에도 불구하고 한통프리텔과 한솔PCS가 합병을 부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한솔PCS가 IMT2000 사업권 확보의 열세를 미리 인정해 기업가치 하락의 빌미를 제공할 필요가 없고 한통프리텔도 인수 대상 기업의 경쟁력 상실이 달가울 리 만무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양사의 합병에 대비, 한통프리텔 인수 후 한솔PCS 주가를 산정해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발표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가입자수를 비교해 한통프리텔과 한솔PCS의 적정주가는 각각 11만5000원, 4만3000원에 불과하지만 두 업체가 합병할 경우 한통프리텔은 13만∼14만원, 한솔PCS는 5만4000원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주가 상승만 이뤄진다면 발표시기에 따라 주가 상승폭이 이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솔PCS 주가는 한통프리텔 인수라는 호재로 올라갈 수 있는 최고 가격의 50% 정도까지 다다라 조만간 합병에 대한 양사의 공식적인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보는 증시전문가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사명을 한솔엠닷컴으로 변경하고 조직과 인원을 보강, 독자적으로 IMT2000 진출을 강행할 듯한 한솔PCS의 제스처가 어딘가 어설퍼 보인다.

디지털 경제부·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