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천년 단체장에게 듣는다 (11)

 김영수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 전자업체들의 건전한 육성과 발전」을 목적으로 출범한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이 올해로 창립 33주년을 맞았다. 전자조합은 설립이래 수출지원·공동판매 등 여러가지 사업을 수행하면서 국내 전자부품 산업발전 및 중소 전자업체들의 권익향상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그동안 1000여개 전자부품업체의 대변자 역할을 해온 전자조합이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김영수 이사장이 서 있다.

 『4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초고속 성장을 해왔습니다. 특히 국가 수출을 주도, 지금의 한국경제를 만든 것이 바로 전자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전자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 국가경제를 떠받치는 중추산업으로 자리잡은 데는 전자조합도 일조했다는 점을 김 이사장은 힘주어 강조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날로그 산업이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성장 축이었다면, 새로운 밀레니엄에는 디지털·인터넷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보통신산업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전자조합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돼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김 이사장은 어느새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전도사로 변신해 있었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모르고서는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 전자조합도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인터넷·전자상거래에 대비한 착실한 기반을 다져 나갈 것입니다.』

 전자조합은 우선 조합 홈페이지의 내용을 대폭 강화, 해외 바이어들이 이를 통해 각종 부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전자부품 전문 포털사이트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합은 올 상반기내에 회원업체들의 상품 카탈로그를 사이버 공간에 올려놓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아울러 전자조합은 전산인프라를 대폭 강화, 실질적인 전자상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처럼 전자조합이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부문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회원사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하겠다는 목적과 아울러 미래 조합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

 조합 수익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단체수의계약 품목이 지난해보다 2개 품목 줄어들어 1600억원에 달하던 단체수의계약 실적이 올해는 1000억원으로 감소될 전망이다.

 『사실상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단체수의계약제도는 중소기업들에 기업의 생사가 걸린 중요한 판로확보 수단입니다. 또한 조합으로서도 가장 큰 수입원이기도 한데, 품목 제외로 조합의 예산이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은 국내 모든 협동조합의 과제』라고 김 이사장은 지적하면서 『그 대안을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에서 찾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수의계약 품목의 감소로 인한 예산축소에도 불구하고 전자조합은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수출지원을 올해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자조합은 지난해만 해도 동남아와 중남미 지역에 세 차례에 걸쳐 세일즈맨단을 파견한 바 있다. 올해 또한 동남아·중남미 등지의 국가를 선정, 세일즈맨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주요 전문 전자전시회에 회원사의 참가를 지원해 수출을 적극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