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 잠망경> 北加州 IPO들 "돈방석"

 실리콘밸리 IPO(Initial Public Offering:첫 주식상장회사)들이 지난해 미국 최고의 달러박스 자리에 올랐다. 이들 IPO는 새로운 B2B 회사들을 선두로 뉴욕 주식시장에서 폭발 장세의 일대 돌풍을 일으켰다.

 시장조사 전문회사 「IPO 모니터」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126개 북 캘리포니아 회사들이 나스닥에 상장됐다. 이들 업체 주가의 평균 수익은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상장 가격과 비교할 때 무려 358%의 증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전역의 총 504개 IPO의 평균 수익률인 191%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북 캘리포니아 회사들은 지난 98년 41개사가 주식을 공개했고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90%에 달했다. 미 전국적으로 보면 같은 해에 379개의 IPO가 출범해 평균 20%의 수익을 얻었던 게 고작이다.

 특히 이들 IPO의 영업 수익은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가 초기 상장가의 10배 이상 폭등한 IPO가 줄을 이었다. 13개사 주가가 최소 900%나 올랐고 92개사 주가가 최고 한두 배 이상 뛰었다. 반면 11개사만이 상장가를 밑돌았다.

 지난해는 전례 없이 풍작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리콘밸리의 투자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지난해는 벤처 캐피털들에 인터넷이나 닷컴(.com)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회사들의 사업 계획서를 내면 누구나 자금을 받아낼 수 있었을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가장 잘나가는 IPO들은 호황을 맞고 있는 B2B 시장 부문이다. 이 가운데 선두주자는 지난해말 1주를 3주로 주식분할을 한 뒤 주가가 7달러에서 196.50달러까지 치솟아 무려 2707% 상승한 커머스원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넷으로 상품과 서비스 구매자, 공급자를 거래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주요 전자상거래 솔루션 공급업체다.

 커머스원의 마크 호프먼 대표이사는 이 서비스로 자사의 고객사들이 물품조달 절차를 자동화하고 전화나 팩스 등을 이용한 기존 수작업 구매에 따르는 비효율을 줄임으로써 구매 비용의 10∼15%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조사회사 포레스터 리서치의 예측에 따르면 이 시장규모는 지난해 1090억달러에서 2003년에는 1조3000억달러로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앞으로 일반 고객을 상대로 한 기업 전자상거래 예측치의 10배 이상을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최고의 IPO도 이들 B2B 회사에 투자하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인터넷 캐피털그룹이 차지했다. 이 회사의 주식은 분할 뒤 6달러에서 2733% 증가한 170달러로 뛰어올랐다.

 특히 9개 베이 지역 IPO들이 미국 최고의 16개 IPO에 끼었다. 이 가운데는 상장가 9.50달러에서 177달러로 폭등한 새너제이의 네트워킹장비 제조회사인 브로케이드커뮤니케이션스시스템스를 비롯해 16달러에서 257달러로 치솟은 산 카를로스의 소프트웨어(SW)업체 리버레이트테크놀로지스, 11.50달러에서 177달러로 뛰어오른 서니베일의 고속네트워킹시스템 공급업체인 레드백네트웍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IPO의 영업실적은 대부분의 닷컴(대부분 이름이 「.com」으로 끝나는 인터넷 업체를 통칭)과 마찬가지로 적자 일색이다. 커머스원도 지난해 처음으로 주식을 상장했지만 매출이 지난 96년부터 지난해 9월 사이에 약 2100만달러에, 손실 7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이러니컬하게 미국 투자자들의 마음과 달러를 가져간 수많은 닷컴 회사들의 흑자 전환은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워 이들 주가가 속빈 강정이라는 거품론이 만만치 않은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