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팀은 예를 들어 미래에 완성된 정보가 암시하고 있는 것에 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구매, 가격, 메뉴, 점포 개발 등을 포함한 모든 거래를 실시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세계에서 그들의 목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 장기 목표의 두번째는 무어의 법칙의 맥락에서 모든 시스템을 설계하고 규모확대(지역시스템을 글로벌시스템으로)와 규모축소(글로벌시스템을 지역시스템으로)가 모든 시스템 구상의 필수요소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VEBA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조직은 회사의 중요 라인에 속해 있었다. 디지털 전략 프로젝트팀은 회사 라인의 디지털 기술활용을 다른 나라의 일류기업들과 간략히 비교 평가한 뒤 관련 자회사의 경영진들과 함께 워크숍을 가졌다. 목표는 새로운 기술과 규제 완화, 그리고 다른 EC국가에 대한 시장개방 결과 불어닥칠 경쟁의 압력에 관한 일반적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워크숍에서는 산업의 압력에 대한 팀의 분석뿐 아니라 창의적 방법으로 이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전세계 기업들에 대한 설명도 포함되었다.
이 워크숍은 회사 기획부서와 각 자회사의 관리팀에서 파견한 인력에 의해 치밀하게 준비되었다. 경영진이 가장 우려한 것은 회사의 자기도취였다. 그들은 VEBA의 계속적인 뛰어난 성과에 만족해 사람들이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디지털 전략팀에 이러한 사고방식을 없애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구했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충격을 받고 깜짝 놀라기를 원했던 것이다. 팀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경영진을 데리고 다른 산업과 시장에서 이미 현실화되어 있는 미래로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유통부문을 위해서는 웹상의 전자상거래에 관한 생생한 설명을, 부동산부문을 위해서는 정원 손질법에서 루브르 박물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관해 실제와 똑같은 가상여행을 설계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 주는 멀티미디어 CD롬을 시연해 보였다. 또 무역부문과 관련해서는 제품 선택과 구성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가상현실 소프트웨어를 소개했는데 이 경우 실제와 너무도 똑같아서 지역 대리점의 입지를 위협하고 나아가 회사의 주요 투자대상까지도 없애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 같은 시연을 통해 각 비즈니스 라인은 급속한 미래의 도래라는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물론 여기에는 기술 그 자체에서 생명력을 갖게 된 압력도 포함된다. 각 워크숍에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과 잇따른 토론에서는 새로운 산업모델들과 임시 역할, 그리고 회사가 긍정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참여할 수 있는 해결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비전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결과물은 워크숍 동안 토론의 의사록뿐이었다. 가시적인 결과는 고작 그것이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 기업내부의 중대한 사고방식의 변화를 초래했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태도와 접근방법뿐만 아니라 기획과 경쟁 분석, 전략에 대한 생각 그 자체가 바뀐 것이다.
프로젝트팀의 초점은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 라인이 능동적으로 대응해서 회사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미래환경을 구축하는 법을 배울까 하는 것으로 옮겨졌다. 각 사업에 따라 단기, 중기, 장기를 포함하는 일련의 프로젝트가 수립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자회사들은 그 같은 방법이 단순히 의지를 표명하는 것보다 더 명확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관리팀들은 정보시스템 지원과의 관계를 재고하고 재정립했으며 자회사 최고경영자 몇 명은 새로운 기술도입을 책임지거나 다른 산업 및 시장, 특히 미국에서 이미 궤도에 오른 기술로 실험에 들어가겠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 자회사의 최고경영자는 디지털 준비팀을 만들어 그 책임자가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제를 갖추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