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장비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 국내 반도체 관련 장비제조업체들이 외국 반도체장비업체들과 제휴해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들은 외국업체와 손잡고 사안에 따라 공동으로 첨단장비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의 생산·판매 등에도 함께 나서며 이런 과정을 통해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반도체시장에서 초일류 업체로 도약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이번 반도체장비업체 간의 제휴는 한마디로 가장 효율인 방법으로 세계시장의 지배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반도체산업은 기본적으로 제품의 집적도가 높아서 생산설비 등에 대규모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최근 들어 차세대 반도체장비 개발에 필요한 연구비와 제품 생산비가 천문학인 숫자여서 단독으로 한 업체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 반도체장비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그동안 우위를 보였던 후공정장비의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기술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전공정장비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전략적으로 외국업체와의 제휴가 절실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본다.
이번 외국업체와의 제휴는 국내업체들이 독자적인 제품 개발과 생산·판매 등에 따르는 위험을 분산시키면서 기술적인 제휴 및 보완을 통해 반도체의 전공정 부문을 강화하고 이를 디딤돌로 삼아 해외시장을 공략해 세계시장의 지배력을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적극적이고 내실있게 업무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해외시장에 진출해 매출신장을 이룩하지 못하는 국내업체들한테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업체는 우선적으로 제휴한 외국업체의 판매망과 서비스망을 이용하면 국산제품의 세계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반도체업계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외국업체 또는 국내업체간 전략적 제휴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정보통신업체 등 11개 대기업이 인터넷을 통한 공동마케팅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이런 제휴는 서로간 협력을 통한 윈윈전략이며 궁극적으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장비업체들의 제휴도 서로간 상호보완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의 지배력을 높이자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이미 세계 반도체장비시장은 200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2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이런 호기를 맞고 있지만 국내 장비업체들은 기술과 품질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마케팅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매출신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이번 외국업체와의 제휴를 반도체장비산업의 재도약을 이룩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반도체생산 환경이나 새로운 제조기술 개발에 발빠르게 적응하고 우리보다 앞선 외국의 첨단기술과 마케팅 노하우 등을 익히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