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사업자들이 무선 인터넷·데이터 서비스를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으로 가는 길목을 떠받치는 전략 분야로 육성하면서 무선 호출,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 데이터통신 등 유사 통신 서비스 부문 업체들이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으며 활로를 찾기 위한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통신 환경 자체가 음성 위주에서 인터넷과 데이터 통신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상황에서 당초 이들 업체는 일정 정도의 시장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이동전화의 시장평정」으로 치닫고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무선 호출 분야의 생존전략이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이동통신은 최근 사운을 건 전략적 모토를 인터넷메시징서비스(IMS)로 잡고 이 부문 사업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나래이동통신도 주력 부문을 무선 호출 사업에서 인터넷 사업으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으며 4월 사이버증권 사업 개시 등 신규 사업을 위한 행보도 다그치고 있는 상태다. 해피텔레콤도 무선 호출망을 이용한 증권정보콜센터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터넷쪽 신규 사업 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무선 호출 업계가 이동전화와의 시장경쟁에서 내세우고 있는 장점은 △정액제로 인한 저렴한 이용료 △브로드캐스팅(중계) 방식을 통한 다중통신의 용이성 △PDA 등 단말기의 데이터 송수신 최적화 △원격제어(Telemetry) 등 특화된 기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서울이통이 추진하고 있는 IMS 전략의 경우 이와 같은 장점을 십분 활용, 이동전화 사업자가 제공하는 무선 데이터 서비스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TRS 업계는 핵심적인 차별화 전략으로 「TRS 기반 데이터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이동전화가 애초에 갖지 못한 TRS 고유의 다중통화와 디스패치 기능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서비스에 무게를 두겠다는 얘기다. TRS 이용 목적에서 데이터 송수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은 점도 TRS 업계가 여타의 업체에 비해 운신의 폭을 넓게 가질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TRS 업계도 통신 대세인 인터넷 기반 수용과 데이터 송수신을 아예 버릴 수는 없는 상황이며 차량위치추적(AVL) 기능 등 자체 데이터 서비스는 계속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맹공에 무선 데이터통신 업체 에어미디어는 완전히 노출돼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증권정보 단말기 사업 돌풍으로 화의신청까지 갔던 경영상태를 다소 호전시켜 놓았지만 이동전화의 주식거래 서비스로 사업 확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증권정보 서비스 한 가지만 놓고 볼 때 이 업체는 이동전화와의 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우선 단말기 디스플레이어에 제공할 수 있는 정보량에서 절대적 우위고 양방향 거래가 키 하나로 이뤄질 수 있는 간편한 사용법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정보제공계약을 맺고 있는 증권사가 실제 주식거래량을 들어 정보제공 파트너로 이동전화 사업자보다는 에어미디어를 선호하고 있다는데 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사업전략이 꼭 무선 호출, TRS, 무선 데이터통신 업체들의 사업영역을 비켜가야 할 이유는 없다. 또 같은 부분의 서비스 경쟁으로 사용자들은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객관적 상황이 앞으로 군소 무선 통신 업체들의 필사적인 생존전략과 맞물려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