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책에 힘입어 정보통신 지식산업의 축이 바뀌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한달에 250여개의 벤처기업이 새로 생겨났다.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벤처기업은 이미 지난 99년말에 5000여개에 이르고 연말까지 1만50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 선진국인 대만 1200여개, 이스라엘의 1000여개를 능가하고 벤처 선발국인 일본 4700여개보다 많다.
특히 IMF를 전후한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시책에 이어 지난해 3월 정부의 코스닥 부양정책으로 수십억, 수백억대의 벤처 성공담이 양산되면서 더욱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국민경제에서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엄청나다. 현재 벤처기업에 고용되어 있는 인력도 어림잡아 약 17만명에 이른다. IMF체제에서 벤처기업은 우리나라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는 게 분명하다.
결국 벤처기업의 성공은 「사람」에 달려 있다. 벤처라는 것은 「맨손으로 아이디어, 기술, 감각 등 남들과 다른 것을 가지고 승부삼아 젊음을 건다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인터넷과 같은 잘나가는 사업 영역이 아니더라도 사장의 마인드와 운영방식에 따라서는 벤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재미난 예로 최근 중소기업청이 전국의 3000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보면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창업한 벤처회사가 350여개사로 전체의 약 10%를 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약 58%로 대세를 이루고 있는 20∼30대 창업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늦깎이 창업도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벤처창업에 나이 구분이 점차 사라지리라는 예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늦깎이 벤처기업들은 안정적인 토대 아래 기술력과 재무구조가 튼튼해 사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젊은층보다 훨씬 낮을 수 있다. 그러므로 벤처기업의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이들 늦깎이 벤처기업들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젊음과 패기로 대변될 수 있는 벤처기업은 요즘 유행하는 테크노가수 이정현의 「바꿔」라는 노래에서 보듯이 장년층도 젊은이의 생각을 이해하고 특히 그들을 나에게 맞추라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항상 기발한 아이디어가 젊은이들에게 미치지 못하는 만큼 젊은이들의 가야할 방향을 잡아주고 더욱더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 젊은이와는 사고와 행동면에서 달라지기 쉬운데 특히 과거에 집착해 현실감각을 잃어 버리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 따라서 활기 넘치는 삶을 위해서는 젊게 사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하고 또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대해 열린 태도로 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40∼50대도 이제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으려고 노력해야 하며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기획분야에 비즈니스의 초점을 맞추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용기도 가져야 한다. 벤처는 결코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