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차이나유니컴간 제휴 향배...국내 단말기업체에 반사 이익

외신을 통해 알려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 기술의 원조인 미국 퀄컴(www.qualcomm.com)과 중국 제2이동통신사업자 차이나유니컴 간의 지난 1일 기술제휴협약 체결은 일단 국내 이동통신단말기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제휴에 따라 국내 업계에 미치는 파급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즉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이 퀄컴과 맺은 CDMA로열티(5.5%선)를 낮추는 쪽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세계 최대의 중국시장을 겨냥한 국내 CDMA단말기 업체들의 중국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우선 국내 이통단말기업체들과 퀄컴간의 CDMA로열티를 낮추는 부분에 대해서 알아보자.

지난 94년 CDMA로열티 계약을 위해 국내 이동통신단말기업체들을 대표해서 퀄컴과 제휴계약을 맺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당시 「퀄컴이 다른 어떤 나라와 로열티 계약을 맺더라도 한국을 최혜국으로 대우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조항을 바탕으로 할 때 이번 계약 체결은 한국업체들에 대한 퀄컴의 로열티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퀄컴이 절대로 12억 시장을 대상으로 한 계약에서 한국보다 높은 로열티를 요구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계약에 따라 향후 퀄컴과 한국 기업간에 계약한 단말기당 5.5%선의 평균 로열티가 더욱 낮아지리라는 것을 쉽게 가정할 수 있다.

둘째로 전망되는 것은 국내 CDMA단말기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 가속화다.

이미 삼성전자·LG정보통신 등 주요 업체들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긴 하지만 이번 퀄컴-차이나유니컴 간 계약을 계기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국기업이 한국내 생산을 통해서는 더 이상 낮아진 로열티를 배경으로 하는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시각은 아직까지 퀄컴과 차이나유니컴간 계약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연내 국내업체들의 중국 진출 계획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란 게 지배적이다.

이번 계약은 중국 정부가 기존의 제1이통사업자인 차이나텔레컴의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외에 제2이동전화사업자인 차이나유니컴을 통해 CDMA본격확산을 노린다는 배경을 깔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퀄컴과 차이나유니컴간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긍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킨다는 것이 속단일 수는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CDMA산업 육성의지를 보이리란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한국 기업들은 퀄컴과 맺은 최혜국 대우 조항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리란 것은 확실하다. 이와함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화에 대한 대비 노력이 과제로 남게 됐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