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주요 가전 제조업체들이 태국을 백색가전 수출거점으로 활용한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LG전자(http://www.lge.co.kr)가 세탁기와 에어컨 등의 생산에 나서는 것을 비롯해 도시바(www.toshiba.co.jp)가 전자레인지 생산을 배증하고, 샤프(www.sharp.co.jp)와 히타치제작소(www.hitatz.co.jp) 등도 냉장고의 대폭적인 증산을 추진하는 등 한국과 일본의 주요 가전업체들이 태국에서의 백색가전 생산을 대폭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통화위기 후 바트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태국으로 전자레인지·냉장고 등의 생산 및 수출 거점을 옮겨 저가의 중국 제품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의 전자 생산은 이미 AV기기의 제조 및 수출거점으로 자리잡은 말레이시아와 백색가전 거점인 태국 등으로 생산분업이 뚜렷해지는 양상을 띠게 됐다.
도시바는 태국에서 전자레인지 생산력을 오는 6월까지 현재의 두 배 규모인 연간 50만대로 확대해 일본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6억엔을 투자하는 한편 전자레인지의 기간부품 생산도 일본 홋카이도 자회사로부터 태국 브라운관 공장으로 5월까지 전면 이관할 예정이다.
이미 태국에 냉장고·세탁기·전기밥솥 등의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도시바는 이번 전자레인지 증산과 함께 태국의 백색가전 수출을 일원 관리하는 물류 회사도 최근 설립했다.
샤프는 오는 4월부터 대형 냉장고(용량 5L 이상)의 생산도 추진, 연간 생산대수를 50% 증가한 3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제품은 유럽, 중근동 지역 등으로 수출한다.
히타치는 소형 냉장고의 생산력을 2년 후 현재의 1.5배인 연간 60만대로 확대하고, 이 중 70%를 일본 등지로 수출할 계획이다. 전기밥솥도 고급기종을 제외하고는 일본에서 태국으로 생산을 이관해 연간 60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LG전자는 1000만 달러를 투입해 연간 60만대의 생산력을 갖춘 2조식 세탁기 수출공장을 건설했으며 곧 에어컨 생산에도 착수해 2, 3년 후 연간 30만∼50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2년 후에는 전자레인지·세탁기 등도 한국에서 태국으로 생산공장을 이관해 동남아시아 전역에 수출할 방침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