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정보통신서비스를 위한 케이블TV망 가입자 장비인 케이블모뎀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케이블모뎀 업계 표준이자 상호운용규약인 닥시스(DOCSIS)가 국산 케이블모뎀 수출의 장벽으로 등장하는 추세다. 최근들어 전세계 정보통신사업자들이 닥시스 인증여부를 제품공급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호주의 기간통신사업자인 텔스트라(Telstra)는 향후 2년간 3600만∼4000만 달러 상당의 케이블모뎀 18만∼20만대, 그 이후로의 누적대수 50만대(1억 달러 추정)를 공급해줄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사업제안서 제출자격을 「닥시스 인증업체」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10여개 케이블모뎀 업체들이 활발한 수주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닥시스 인증조건에 부닥쳐 뒤로 한걸음 물러선 상태다.
물론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amsung.co.kr)를 비롯해 크로스텍(대표 강주형 http://www.xrosstech.com)과 시스웨이브(대표 이병하 http://www.syswave.com)가 지난달 25일 사업제안서를 텔스트라에 제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사업수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고 나머지 업체들은 오는 3월과 5월로 예정된 닥시스 인증을 통과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 수출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기술 및 자격요건 심사부터 거쳐야 하는 것이다.
세진T&M(대표 오정훈 http://www.sjtm.co.kr)의 경우에는 가장 먼저 텔스트라와의 제품 공급계약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닥시스 인증 조건에 걸려 아예 제안서 제출을 포기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삼성전자는 시스코·스리콤·제너럴인스트루먼츠(GI)·톰슨·소비·필립스 등 해외 닥시스 인증업체들에게 밀리는 인상이 짙고 크로스텍과 시스웨이브도 닥시스 인증통과를 확신할 수 없는 것 같다』며 닥시스 인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용어=닥시스는 지난 97년 미국의 케이블TV 사업자 연합체(MCNS:Mutimedia Cable Network System)가 정한 국내 케이블모뎀 상호운용 규약인데 98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양방향 케이블모뎀의 호환성을 보장하는 국제 표준으로 확정하면서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