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선 시급한 PC방 유해환경

PC방이 청소년 이용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해환경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보도다. 소비자보호원이 서울 등 수도권 지역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실내공기가 나쁘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PC방 10곳 가운데 7곳 정도가 담배를 판매하며 흡연을 방치하고 있으며 조명 및 방음시설 면에서도 여러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PC방들이 소화기 등 관련시설을 갖추지 않았고 미성년자 출입에 대한 제한규정 등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곧 PC방들이 정보화 확산의 첨병이라는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형 화재 및 각종 범죄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는 주된 이유라 하겠다.

지난 97년부터 등장한 PC방은 인터넷PC방·게임방·인터넷플라자 등으로 불리며 서울지역에 3600개 등 전국에 1만5000여개가 성업중이다. 최근에는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뿐 아니라 문서작성과 전자우편 그리고 전자거래 등의 첨단 서비스를 원하는 성인들도 자주 이용하는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PC방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국내 네트워크게임 시장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볼 때 오히려 세계시장을 능가함으로써 관련산업의 창출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도 PC방을 정보화 확산과 정보대국으로 가는 첨병으로 평가하고 그 긍정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용자들 다수도 PC방을 출입한 이후 PC통신이나 인터넷 이용이 숙달됐다고 한다. 학부모들 역시 10명 가운데 7명 정도는 자녀들의 PC방 출입에 관대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반면 PC방을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게임장의 하나로 분류하고 이를 단속과 규제의 대상으로 보려는 문화관광부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화재와 각종 범죄의 가능성 외에도 일부 업소가 높이 1.3m 이상의 칸막이를 설치할 수 없다는 규정과 미성년자 출입제한 규정 등을 어기고 있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이번 소보원 조사에서도 보여지듯이 19세 미만의 이용자중 절반 가까이가 심야시간대에 출입한다거나 어두운 조명과 실내오염으로 이용자의 시력과 건강이 나빠졌다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앞서 예시한 대로 PC방이 일반인의 정보화욕구 충족수단으로 활용되고 아울러서 산업적 효과를 유발시키는 등의 긍정적 역할을 더욱 크게 기대하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PC방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환경의 사각지대로 방치해도 괜찮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전국의 PC방 사업자들은 이번 조사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적된 사항들에 대해 자율적인 개선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그런 다음에는 미래지향적인 정보화관련 사업자로서 긍지와 세련된 시민의식을 가져줄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자 한다. 이같은 선진 의식의 발로야말로 정보대국의 첨병들인 PC방이 유해업소로서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