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아마존 등 미국 유명 웹사이트에 해커 침입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야후(http://www.yahoo.com)가 컴퓨터 해커들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약 3시간 동안 완전 마비된 지 하루 뒤인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아마존(http://www.amazon.com), 바이(http://www.buy.com), e베이(http://www.ebay.com)와 24시간 텔레비전 뉴스 채널인 CNN웹사이트(http://www.cnn.com) 등 미국을 대표하는 웹사이트들이 해커의 공격을 받아 모두 한때 접속불능 상태에 빠지는 등 해킹에 비상이 걸렸다.

「C넷」과 로이터·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인 바이닷컴 사이트는 해커들의 집중 공격으로 8일 오전 10시5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거의 4시간 동안 마비됐다. 또 10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갖고 있는 인기 있는 경매 사이트인 e베이도 이날 오후 2시45분부터 일부 접속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기술진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아마존 사이트도 이날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엄청난 양의 가짜 접속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완전 마비상태에 빠졌고 CNN닷컴 사이트는 이날 오후 7시부터 8시45분까지 해커의 집요한 공격을 받아 손상을 입으면서 사이트 접속에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야후 사이트는 7일 오전 10시15분부터 오후 1시25분까지 마비됐었다. 야후의 다이앤 헌트 대변인은 사고 직후 『야후 사이트에 해커들이 보낸 엄청난 양의 전자 데이터 요청이 한꺼번에 접속되면서 일시 다운됐다』며 『그러나 해커들은 야후의 주 데이터 컴퓨터를 교란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해명했다.

야후 사이트는 물론 이날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킨 4건의 사이트는 모두 시스템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 이상으로 엄청난 양의 가짜 접속이 일어나면서 다른 사용자들의 접속이 차단되는 고전적 해킹방식 중 하나인 「서비스 거부 공격(Denial of Service Attack)」으로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미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사이트들이 해커들의 공격에 무기력하게 무너진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거듭 확인시켜 준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컴퓨터보안 회사인 시큐리티포커스닷컴(http://www.securityfocus.com)의 수석 연구원인 엘리어스 레비씨는 『야후와 같은 초거대 인터넷 검색 사이트도 해커들의 농간으로 휘청거린 것을 보면 이번 사건은 근본적으로 사이버 공간에서는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야후 사이트가 마비된 지 약 24시간만에 미국의 가장 인기 있는 웹사이트들이 연쇄적으로 마비되자 미 연방수사국(FBI http://www.fbi.gov)은 해킹이 일어난 시간과 공격방식의 유사성을 들어 동일범들의 소행일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미 연방수사국 웹사이트도 지난해 4월 해커들로부터 「서비스 거부 공격」을 받아 며칠 동안 접속이 불통됐지만 자기 자신의 컴퓨터에 대한 해킹 방지대책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동안 이 사건을 수사해 온 FBI 산하 「국가 기간전산망 보호센터」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이러한 사건들이 갖는 의미와 파장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미국의 정부기관뿐 아니라 주요 기업과 대학 등의 컴퓨터 네트워크도 해커들의 공격에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