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미디어 회사인 AOL을 비롯해 야후, 라이코스, 프라이스라인, e베이 등 미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회사들이 최근 급성장하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열악한 통신시설과 정부통제 등 곳곳에 암초가 있어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C넷」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은 우선 싱가포르 등 몇몇 국가만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느린 인터넷 속도 등 통신환경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낮은 신용카드 보급, 비효율적인 유통체계, 정부통제 등 전자상거래를 가로막는 암적인 요소가 사회 전반에 걸쳐 넓게 분포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 인터넷 회사들은 최근 중국 정부가 인터넷으로 유통되는 모든 정보를 사전에 검열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인터넷 정보 통제에 관한 법」을 통과시킨 후 포르노 사진을 게재했다는 이유를 들어 한꺼번에 100여개의 인터넷 카페를 폐쇄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처럼 비우호적인 전자상거래 환경에도 불구하고 미국 인터넷 업체들의 아시아 진출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의 캐시 뉴먼 이사는 『인터넷 사업은 얼마나 많은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난다』며 『세계 인구의 약 70%가 살고 있는 아·태 지역이 바로 그 승부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년 2∼3배 정도는 성장해야 겨우 제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살벌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인터넷 회사들은 지금 아시아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최근 경쟁적으로 「아시아 행」을 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 회사인 IDC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인터넷 시장의 규모(일본 제외)는 지난해 22억 달러에서 올해 55억 달러로 약 2.5배 성장할 전망이다. 또 오는 2003년 아시아 지역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는 약 6000만 명에 달하고 이들이 인터넷에서 소비하는 시장규모도 30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