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업계 총선 출마자 후임 인사설로 술렁

정보통신 분야 스타들이 잇따라 4.13 총선에 나섬에 따라 정보통신부와 업계가 후임 인사설로 술렁이고 있다. 특히 총선 출사표를 던진 인물들이 워낙 거물들이어서 이들의 후속 인사도 정부나 업계의 비중 있는 자리로 꼽혀 인사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정통부의 경우 안병엽 장관과 김동선 차관의 승진으로 기획관리실장(1급) 자리가 비게 돼 어떤 형식으로든 승진 인사가 불가피하다. 현 2급 가운데 승진자가 나온다면 연쇄적인 후속 승진 인사가 예고돼 정통부 국장들은 목을 빼고 있다.

차관보급 자리로 평가받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도 후임 인사가 필요하다. 김효석 현 원장이 민주당의 담양 곡성지역 공천자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정통부의 싱크탱크인 KISDI 원장은 정통부 1급 인사 못지 않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016 한국통신프리텔 사장 자리 역시 관련 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이 같은 후속 인사를 싸고 논란이 되는 부분은 기존 전문가들이 아닌 소위 「낙하산 인사」의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정통부 1급 자리야 당연히 현 국장급이 올라가게 되겠지만 KISDI나 한통프리텔의 경우 외부의 비전문가 입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벌써부터 말이 많다.

정통부 1급 승진은 김창곤 정책국장이 70% 이상을 예약해 놓은 상태라는 평이다. 정통부 출신 국장들 가운데 가장 선임급이며 정통부 창사 이래 최초로 전파국장, 지원국장, 정책국장을 차례로 역임한 경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행시 기수로 가장 앞선 손홍 전파국장도 경합 인물로 꼽힌다. 일부에선 그의 전격 발탁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국장급 인사폭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임 남궁장관이 얼마전 본부 국장 거의 전원을 보직 이동하는 개편을 단행했었다. 승진에 따른 소폭의 자리바꿈이 예상되고 그 경우 지난번 인사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던 황중연 우정국장의 이동 여부가 시선을 모은다.

안병엽 장관은 이번 인사와 관련 『김동선 차관과 협의해 단행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힌 상태다.

KISDI 원장과 016 사장은 여권이 공천 탈락자를 내려 보낼지 모른다는 설이 제기돼 시끌시끌하다. KISDI는 정보통신 혹은 경제경영 전공의 교수 및 내부 연구원 출신 인사가 임명되는 것이 순리지만 정치권 인물의 낙점 가능성도 있다.

016은 정치권·정통부·한국통신 심지어 경쟁관계인 이동전화사업자들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편. 특히 상대적으로 정치권 인사의 낙하산 영입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만약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상당한 내부 저항이 예상된다. 이는 정통부나 업계 모두 바라지 않는 상황이다.

016 신임사장은 일단 대주주인 한국통신의 고위 임원이 나가는 방안과 외부 전문가 영입 방안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인사에 따른 잡음을 피하기 위해 누구를 선임하든 형식은 「사장공모제」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통신 임원 가운데는 성용소 부사장과 김홍구 경기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현 KT의 실세인 성 부사장보다는 정통 KT맨인 김 본부장이 옮겨가는 그림이 설득력이 있다고 한다. 김 본부장은 보스 기질은 물론 합리적 경영관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에서 016이 그간의 공격 경영을 내실경영으로 전환하기 위한 선택 대상이다. 김 본부장의 「약점(물음표)」은 TK 출신이라는 것. 이 점이 어떻게 작용할 지 주목거리다.

일부에서는 현 016 경영진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사의 속성상 대주주인 정통부와 한국통신의 입김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016 사장자리는 정통부 차원을 넘어서 정치권의 의사도 반영되기 때문에 아직 속단은 이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