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PC 길 비켜라, 차세대 넷 기기 뜬다

차세대 넷 기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에 연결돼 AM, FM방송을 들을 수 있는 탁상용 라디오나 인터넷에서 사진을 전송받아 보여주는 인터넷 스크린과 웹 기능을 가진 휴대폰, 팜 시리즈의 휴대형 정보단말기, 인터넷TV 세트톱 박스 등 갖가지 형태의 2세대 인터넷 기기가 올해 들어 대거 선보였거나 선보일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 인터넷 기기는 포스트 PC시대를 열어갈 첨병으로 사용하기 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게 특징이다. 이 같은 제품으로는 세가사의 드림캐스트 등 게임용 기계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웹TV 네트워크 등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TV, 스리콤사의 「팜7」 같은 휴대형 인터넷 접속기기, 웹 터미널, E메일 터미널, 스크린 전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기는 1세대 넷 기기의 대표주자 팜파일럿이 시연회에서 화려하게 선보인 지 4년만에 등장했다. 팜은 PC가 아니면서 한 가지나 여러 가지 작업만을 단순 처리하는 디지털 기기 시장의 문을 열면서 TV에서 냉장고에 이르는 모든 전자 장치들이 넷에 연결될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를 부풀렸으나 이 같은 인터넷 기기의 시대는 예측처럼 빨리 오지 않았다.

쿠퍼티노의 케방고사(http://www.kerbango.com)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라디오를 올 봄에 시판할 예정이다. 이 라디오는 모뎀이 달려있어 케방고의 웹사이트를 통해 오디오와 MP3 음악파일을 검색하고 들을 수 있으며 사용자는 북마크 기능을 이용해 케방고 사이트에 있는 방송국과 음악 데이터베이스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마음대로 골라 들을 수 있다. 가격은 1대당 300달러 수준이다.

샌타클래라의 위브 이노베이션스사(http://www.weaveinnovations.com)는 「스토리박스」로 불리는 독립된 형태의 인터넷 스크린을 올 하반기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평면 디스플레이 화면에 정보 검색과 저장이 가능해 다양한 형태로 이를 보여줄 수 있다.

샌머테이오 소재 시노트사(http://www.xenote.com)는 인터넷 기기 「아이태그(iTag)」를 이미 선보였다. 이 기기는 컴퓨터와 웹 브라우저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인터넷 기기와 다르다. 페이저(무선호출기) 크기의 아이태그는 전자적으로 물건에 접촉해 그 물건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받아보게 된다.

시노트사는 이 기기에 라디오에서 방송되는 노래를 추적하는 넷 장치도 도입했다. 사용자들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곧바로 이 기기의 버튼을 눌러 그 음악의 오디오 태그를 잡아 이를 컴퓨터에 내려 받을 수 있고 작곡가나 CD, 방송국, 방송시간 등의 정보가 시노트 웹사이트 페이지에 그대로 재현되게 된다. 시노트는 방송국과 협력해 시청자들에게 무료로 아이태그를 공급하는 대신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오라클이 투자하고 있는 뉴 인터넷사도 하드드라이브나 소프트웨어 없이 웹브라우저만 있는 네트워크 PC인 「닉(Nic)」을 선보였고, 로스앤젤레스의 벤처기업 시바로직사(http://www.ceiva.com)도 인터넷에서 디지털 사진을 다운로드받아 이를 가로 세로 8인치, 10인치의 화면에 시현하는 인터넷 기기 시바를 선보였다. 이 기기는 전기 코드와 전화 잭에 연결시키기만 하면 되고 인터넷 접속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텍사스 오스틴의 한 신생기업 넷플라이언스사도 이미 「아이 오프너(i-Opener)」라는 네트워크 컴퓨터를 판매중이다. 이 기기는 파워 코드와 전화 잭에 연결시키는 키보드와 여기에 달린 평면 컬러 스크린으로 구성돼 전자우편 전송이나 웹사이트를 검색하고 뉴스 등 각종 정보를 미리 입력된 채널을 통해 읽을 수 있으며 키보드에 있는 피자 키를 눌러 피자 가게를 찾아 직접 피자 배달 서비스를 신청할 수도 있다. 이 기기 가격은 299달러다.

벨기에 렌아웃&호스피사도 최근 인텔사의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리눅스 운용체계를 채택한 「임베디드 시스템」을 내놓았다. 이 기기는 일정관리 기능은 물론 E메일을 전송받아 들을 수 있고 응답 메시지를 말로 하면 그대로 받아 적어 보내며 음성 명령으로 인터넷에 연결돼 쇼핑을 하거나 주식도 살 수 있는 휴대형 음성 인터페이스 기기다.

시장조사회사인 「IDC」사는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PC가 아닌 인터넷 기기 수가 지난해 1100만대에서 2004년까지 8900만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는 이 제품들은 대부분 가격이 500달러 미만이며, 몇가지 단순 기능만 채택한 제품은 200∼300달러짜리 제품들도 많다고 설명했다.<케이박기자 ka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