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빗2000 특집>세계 IT산업 미래가 보인다

해발 58∼106m에 위치한 북부 독일의 도시 하노버. 이곳은 교통이 편리해 매년 50여회의 세계적 전문산업 박람회가 열린다. 인구 51만명의 하노버는 그래서 세계 최정상의 무역중심지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피카소 작품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슈프렝겔미술관도 유명하다.

아름답고 세계적 건축물이 많은 하노버가 첨단도시로 새단장을 한다. 바로 세계최대의 IT전시회인 「세빗2000(CeBIT2000)」이 열리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세빗은 매년 3월 하노버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사무기기 및 정보통신 박람회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세계각지에서 하노버로 들어가는 모든 항공노선이 때아닌 성수기를 맞을 정도다. 하노버 시내뿐 아니라 인근 150㎞ 이내의 호텔들도 꽉꽉 들어찬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올해는 오는 6월 이곳에서 열리는 만국박람회 때문에 예년과 달리 한달 이른 24일 개막해 내달 1일까지 일주일간 열린다. 겨울 바람이 아직 차가운 하노버에 세계 각지에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세빗이 전세계 IT산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박람회이기 때문이다.

1970년 하노버 산업박람회 「하노버메시」의 한 전시분야로 처음 개최된 세빗은 급증하는 출품업체 및 참관객수를 충족시키기 위해 1986년 독립적 박람회로 출범했다. 이후 출품업체 및 참관객수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는데, 작년에 열린 「세빗99」에는 전세계에서 74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올해에는 전세계 60개국에서 7515개 업체가 참가하는데 이 가운데 독일업체가 절반이 넘는 4500개를 차지하고 있다. 관람객은 7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최측은 예상하고 있다.

아태지역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대우전자 등 한국의 대표적 전자업체를 포함해 총 840여개 업체가 참가해 세계시장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진다.

지난 1980년부터 세빗에 참가해온 국내업체들은 올해 작년보다 17개 많은 58개 업체가 참가한다. 삼성전자·대우전자·현대전자·LG전자 등 국내 4대 전자업체와 지엠피·로얄소브린·효성T&C·경덕전자·지산전자·웨스텍코리아·하스퍼통상·케이엠코리아 등 8개 중견업체가 단독관(총 12개 업체)을 마련해 세계최대 60인치 PDP 등을 선보인다. 특히 LG전자는 개막일인 24일부터 폐막일까지 행사 주요장면을 인터넷(http://www.cebit.lge.co.kr)으로 생중계한다.

또한 성서·에이텍시스템·에이펙스·잉크테크·대양이앤씨·가남전자·두솔시스템·디오그라피·모드컴·새로텍·성일컴퓨텍·아이엠알아이·우보정보기술·에치아이정보·유니텍전자·제이씨현시스템·컴텍코리아·현주컴퓨터·신성전자·윤익씨엔씨·프러스상사·동희산업·산내들인슈·신테크·제일데이타시스템·지.아이.씨·나다기연·동양계전공업·미래통신·바우전자·비티씨정보통신·세연테크·욱성전자·스탠더드텔레콤·텔슨통신기술·오피콤·인포디아·유니콘전자통신·싸이버뱅크·디지털앤디지털·정명텔레콤·SK상사·한국컴퓨터·헵시바산업·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등 45개 업체가 공동관인 한국관을 만들어 MP3플레이어, 지문인식모듈,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등을 출품한다.

외국 국가로는 대만에서 508개 업체가 참가해 3년 연속 양적으로 톱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412개, 328개 업체가 참가해 업체 수에서 2,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홍콩 79개 업체, 싱가포르 47개 업체, 호주 38개 업체, 그리고 일본이 43개 업체가 참가한다.

올 하노버 세빗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인터넷이다. 「세빗2000」 전시회의 한 관계자는 『5년내 모든 비즈니스 거래 가운데 65% 이상이 인터넷과 연결된다』며 『올 세빗에서도 인터넷 관련 제품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는 세계 인터넷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해 내년 1조 달러, 2003년에는 3조 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유럽정보기술단체인 EITO(European Information Technology Observatory)는 올해 유럽의 IT시장이 10%(작년 11%) 성장해 8%의 미국(작년 9%)과 7%의 일본(작년 5%)을 앞설 것이라며 세계 각국은 이번 유럽에서 열리는 세빗을 주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세빗2000」의 전시분야는 정보산업전, 네트워크 컴퓨터전, 기획·개발·디자인·생산전, 자동데이터시스템전, 사무자동화전, 은행기술전, 카드기술 및 안전기기전, 연구 및 신기술 개발전 등 8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