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하노버> 세빗-스케치

○…이번 전시회에서도 대만은 우리나라 기업들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부스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공동관을 효율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

대만 업체들은 올해 정보 부문과 전자 부문으로 나뉘어진 2권의 책자를 세빗2000쇼에 소개해 한국 업체들의 아쉬움과 부러움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는 평. 「타이완테크놀로지@세빗2000」이란 이 책자는 「최고의 품질과 제일 좋은 가격을 제공하는 권위 있는 편람」이란 부제를 달고 나왔는데 무료 제공되고 있어 준비 안 된 한국 업체들과 좋은 대조.

이 책을 만든 하노버 박람회 대만사업부와 대만대외무역위원회(CETRA)는 책자에 각각 150개와 350개의 통신 및 컴퓨터 업체들이 실려있다고 표시한 책과 별책들을 내놓는 등 정성을 다하는 모습. 이 책에는 대만 업체들의 전시 내용과 함께 자체 광고까지 실려 그야말로 대만을 소개하는 최고의 지침서로 바이어에게 활용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

특히 이 책자는 자국의 기업들을 아트지에 굵은 글자로 자세히 소개. 습자용 종이처럼 얇은 종이에 깨알 같은 인쇄로 7600여 업체의 명단과 주소를 적어놓고 있는 세빗 공식편람(디렉터리)을 보조하는 편람으로 톡톡히 한몫.

특히 외국기업 가운데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500여업체를 참여시킨 대만 측 관계자는 『세빗에서 대만 중소기업들이 어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해줄 수 있는지를 광고한다는 차원에서 이 책자가 만들어졌다』고 밝혀 한국업체들로부터 좋은 모델이 될 수도 있겠다는 평가를 받기도.

○…세계 최대의 첨단 정보통신 관련 전시회인 세빗2000쇼에서는 7800여 전시자들이 첫날부터 첨단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하기를 원했으나 2일째에 들어서서야 네트워크가 가동되기 시작.

이는 전세계 전시참가자들이 독자 부스에 모든 장비를 설치한 이후에 네트워크 시험을 해야 했기 때문인데 주최 측은 1주일만에 7800여 업체들의 모든 장비에 대한 지원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

이에 따라 당초 하노버 박람회 측은 이번 전시가 첨단 정보통신 관련 행사인 데도 불구하고 최악의 네트워크 접속 불능사태를 불러올까 우려했으나 다행히 2일째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네트워크는 대부분 정상 작동, 비동기전송모드(ATM), 근거리통신망(LAN), 종합정보통신망(ISDN) 등의 전시장비 등도 29일부터 가동. 그러나 일부 기업의 전시부스에는 이후에도 전화만 사용하는 경우가 발견돼 옥의 티였다는 지적을 받기도.

주최 측은 세빗뉴스를 통해 전세계에서 7800여 업체가 참여한 데다 이를 1주일만에 설치되어 어려움이 있었다는 변명을 했으나 한국 부스의 한 관계자는 『3일째 되는 날도 온라인 서비스는 여전히 먹통이어서 전화만을 사용하고 있다』며 볼멘소리.

○…전세계 70여 개국에서 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회의 성격은 기자들의 송고기사 작성과정에서도 단연 이동전화와 전자상거래(EC) 쪽으로 집약되는 모습.

전세계 13000여명의 기자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각 나라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집중 취재 분야를 가진 것처럼 보였으나 최고의 관심 분야는 결국 EC와 이동전화를 이용한 다양한 활용 분야로 낙착.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정보통신 선진국 기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빌 익스플로러」와 「블루투스」 「WAP」 등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한편, 대화시 빼놓지 않고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할 정도로 통신기술 분야의 새로운 규격 등에 높은 관심.

우리에게는 정보통신 분야에 관한 한 다소 낯선 스페인 정보통신 잡지의 한 여기자는 『이번 전시회는 E비즈니스 대한 솔루션만으로도 충분히 남을 만한 행사였다』고 말했으며 송고 역시 이 분야에 집중돼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가 EC임이 기자들에 의해 반증된 셈.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아시아권에서 중국 대만 기자들이 대거 방문해 날로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는 세빗쇼에 대한 관심도의 고조를 반영.

한편 프레스센터 내부에서는 이동전화 붐과 취재 열기를 반영하듯 기자들의 이동전화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기사 작성에 바쁜 일부 기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은 이를 이해하려는 모습. 하노버 박람회 측은 프레스센터 내에 모터 바이패드 대여소를 설치해 40만 평방미터의 전시장을 다니는 기자들의 다리품을 덜어주려 애쓴 흔적이 역력.

<하노버(독일)=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