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이 직원 스카우트 문제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사건의 발단은 한통프리텔 인터넷사업팀 K모 과장 등 4명이 1월 말부터 2월 초 사표를 내고 LG텔레콤이 입사했기 때문.
이들은 벤처창업, 동업, 해외유학 등의 이유로 사표를 냈으나 최근 LG텔레콤이 주관한 WAP관련 행사 때 LG 측에 입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이들 4명은 현재 LG텔레콤 인포미디어리팀 등에서 과장으로 재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통프리텔은 『이들이 자사 데이터 사업 정보, 제휴관련 정보를 대부분 가지고 있었다』며 이들에 대한 스카우트는 「회사 영업비밀 침해」라는 입장이다.
한통프리텔 측은 특히 『경쟁사인 LG텔레콤으로 집단 입사한 것은 회사기밀 누출』이라며 최근 대리인을 통해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프리텔은 지난 2월 25일자로 「부당 스카우트 인력에 대한 채용 철회 요청」 서한을 내용증명으로 보내고 「채용 철회를 공식 요청」했다.
또 서한에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LG텔레콤 및 당사자를 상대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기타 관련법률에 근거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통프리텔은 이번 행위가 단순한 인력 스카우트 차원을 넘어 경쟁사 핵심 사업조직을 대가 없이 부당인수한 셈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또 벤처창업·유학 등의 이유로 1월에 사직한 직원이 곧바로 LG텔레콤에 입사한 것은 LG텔레콤 측의 사전 스카우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도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이들이 한통프리텔에서 주식, 급여 부문에서 대우를 못받아 사직 후 자진해서 온 것』이라며 사전 스카우트설을 일축했다.
또 LG텔레콤 관계자는 또 『한 명의 직원이 입사한 후 다른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연이어 입사한 케이스라며 집단적 스카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은 『기존에도 영업인력 등에서 상호 이동은 빈번한 일이었다』며 『퇴직한 직원들을 채용했다고 법정투쟁까지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통프리텔이 이처럼 발끈하고 나선 것은 자존심 때문. 가입자 서열 2위의 프리텔이 서열순위 4위의 업체에게 차세대 무선 인터넷 핵심인력을 빼앗겨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아뭏튼 LG텔레콤의 이번 행위는 고의성 여부를 떠나 통신사업자간 경쟁 양상을 가입자 뺏기에서 상대편 핵심연구인력 빼내기까지 확대시켰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통신사업자들은 지난 97년 이 같은 문제 발생을 고려해 「통신사업자간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합의서」 「인력채용 질서확립을 위한 서약서」 등을 작성한 바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