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ADSL모뎀 리콜착수

최근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케이블모뎀 등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통신이 현대전자가 납품한 ADSL 모뎀 리콜에 착수했다.

그러나 모뎀 리콜이 실질적인 인터넷 속도 개선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둘러싼 속도 논란은 한동안 재연될 전망이다.

한국통신과 현대전자 측은 『연초 소비자들에게 공급했던 ADSL 모뎀이 지난해 설치된 알카텔 제품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는 사용자들의 지적을 수용, 전량 새 제품으로 교체해줄 계획』이라며 『당초 지난달 29일부터 단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었으나 부품 수급난으로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한국통신이 발주한 2차 ADSL 입찰을 수주, 한국통신과 협의를 통해 4Mbps의 속도를 지원하는 ADSL 모뎀을 납품했으나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CPU를 교체, 최대 8Mbps 속도를 지원하는 새 모델로 교체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전자 측은 『모뎀을 교체할 경우 가입자와 전화국 사이의 접속속도는 크게 개선되지만 그 뒷단에 연결된 인터넷 망(코넷) 자체의 병목현상과 인터넷망에 접속돼 있는 인터넷 사이트들의 서버 용량 제한 및 통신망 용량 부족으로 실질적인 인터넷 체감 속도 개선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통신 ADSL 사용자 모임 측은 『한국통신으로부터 모뎀 교체시 속도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상반된 시각을 나타냈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한 관계자는 『특히 한국통신과 현대전자가 8Mbps가 지원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이 모뎀을 설치한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분개했다.

한국통신 ADSL망 구축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이번 모뎀 교체로 통신망 용량이 충분한 일부 사이트에 한해서 속도 개선이 이뤄지겠지만 대부분의 사이트에서는 속도 개선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통신 자체적으로는 오는 상반기까지 대대적인 기간망 증설을 통해 ADSL을 통한 평균 인터넷 접속 속도를 300Kbps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시 바삐 통신사업자들이 과당 광고를 지양하고 소비자들을 이해시키는 작업이 시급하며 소비자들도 ADSL이 전용선 서비스와 달리 저렴한 인터넷 서비스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