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업체 사명바꾸기 유행

「회사이름을 세련된 이름으로 바꿔라.」

정보통신 장비업계에 개명(改名)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연내에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 사이에서 개명 작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정보통신 장비업체들이 기존 「∼시스템」 「∼정보통신」 「∼컴퓨터」 등의 이름 대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세련되고 신선한 이미지의 회사 이름을 택하겠다는 변신의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 등록업체를 대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와도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개인 투자가들이 끝에 「∼텔」 「∼텔레콤」 「∼커뮤니티」 「∼커뮤니케이션」 등이 붙은 회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코스닥 등록에 앞서 지난달 중순께 증권사 공모를 실시한 디지텔의 경우 청약증거금이 공모가격인 3만1000원의 100%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청약경쟁률은 무려 859대 1에 달했다. 이처럼 코스닥 등록예정 벤처기업들이 이름덕을 톡톡히 보자 기타 벤처기업들도 개명에 대한 유혹을 느끼고 있다.

지난 93년부터 컴퓨터통신통합(CTI) 솔루션 사업을 전개해오던 보승정보시스템은 지난해 회사 이름을 엔써커뮤니티(N’ser Community)로 바꿨다. 주력제품인 CTI 콜센터인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코스닥 등록에 앞서 일반인들이 사업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Answer와 발음이 유사한 N’ser를 회사이름으로 채택했다.

또 다른 CTI 업체인 한길정보시스템도 지난해 말 회사이름을 넥서스커뮤니티(Nexus Community)로 변경했다. 집단 내 개인간의 연계라는 뜻이 담긴 「Nexus」와 공동사회의 의미인 「Community」를 결합함으로써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다.

CTi테크놀로지스 역시 회사 이름이 길고 발음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달 초를 기해 통신의 「TEL」과 모임, 지역 등의 의미가 담긴 「∼TON」을 결합한 텔스톤(TELSTON)으로 변경했다.

이외에도 예스텍코리아가 예스테크놀로지로 회사 이름을 바꿨으며 지난달 설립된 통합메시징시스템(UMS) 업체 사이버유엠에스(CyberUMS)가 당초 준비했던 아이유엠에스(iUMS)란 회사 이름 대신 첨단 이미지가 가미된 지금의 이름으로 법인등록을 마쳤다.

또 단문메시지서비스(SMS)용 서버 개발업체인 이퀴낙스코리아는 내년 코스닥 등록에 앞서 좀 더 기억하기 쉬운 이큐텔레콤(EQ Telecom)으로 지난달 사명을 변경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