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 마이크로프로세서(CPU)업체인 인텔과 AMD의 고속칩 출시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져 PC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를 전망이다. 이로 인해 기가급 PC의 대중화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PC시장 전문가들은 AMD와 인텔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이틀 간격으로 1기가 CPU를 출시함에 따라 현재 미국에서 평균 1000달러 미만에 팔리고 있는 PC가격이 기가급 PC의 경우 2499달러에서 4000달러 내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과 AMD는 당초 올 여름까지 1기가 칩을 발표할 계획이 없었는데 「세계 처음」이라는 「명예」 때문에 예상보다 3∼4개월여 앞당겨 출시했다.
칩업체보다 소비자를 의식해야 하는 PC업체들은 양사의 칩 경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인텔 진영과 AMD 진영으로 양분돼 1기가PC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컴팩, 게이트웨이는 AMD칩을, 델, HP, IBM, 마이크론 등은 인텔칩을 각각 지원하고 있다. 컴팩은 AMD칩에 128MB SD램, 20GB 하드드라이브, 17인치 모니터 등을 갖춘 1기가PC를 2499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다. 컴팩은 현재 1기가 AMD칩 말고도 600㎒ AMD칩 PC도 판매하고 있다. 컴팩은 다른 PC업체처럼 1기가PC를 파워유저와 파워게이머에게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컴팩의 AMD칩 지원에 대해 이 회사 소비자부문 매니저 마크 베나는 『AMD칩을 첫 채택한 업체가 컴팩』이라며 AMD와의 오랜 관계를 강조했다.
온라인 PC판매업체 게이트웨이는 작년 4분기 인텔칩의 공급부족으로 PC판매 실적에 타격을 받은 「아픈 과거」로 AMD칩을 지원하고 있다.
게이트웨이가 공급하는 1기가PC 「실렉트1000」은 128MB SD램, 32MB 메모리의 256그래픽카드, 30GB 하드드라이브, 8xDVD드라이브, 56K모뎀, 19인치 모니터 등을 지원하며 초기 가격은 2999달러다. 게이트웨이는 1기가 AMD칩 말고도 현재 650㎒, 750㎒, 800㎒, 850㎒ 등의 AMD칩 채택 PC를 판매하고 있다.
인텔의 칩 공급 부족으로 역시 곤란을 겪은 바 있는 델은 1기가 인텔PC를 당장은 출하하지 않는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델의 1기가 인텔PC 「스페셜 이디션 디멘션」은 256MB 램버스메모리, 64MB메모리의 256그래픽카드, 30GB하드드라이브, 12xDVD드라이브, CDRW드라이브 등을 갖추고 있다.
델은 이번주 가격을 최종 결정할 예정인데 델 관계자들은 가격이 4000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BM의 1기가PC 「앱티바」는 512MB까지 확장할 수 있는 128MB 램버스메모리,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카드, 40GB하드라이브, 8xDVD드라이브, CDRW드라이브, 56K모뎀, 네트워크 카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가격은 2999달러다. IBM은 T55D 플랫패널 모니터를 추가할 경우 1000달러가 더 든다고 전했다.
HP의 1기가PC 「파빌리온」은 램버스메모리에 CDRW드라이브 등을 갖추고 있으며 가격은 3000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HP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시장전문가들은 1기가PC의 높은 가격 때문에 초기에는 파워유저 등으로 수요가 한정돼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