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시장 대신 인터넷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최근 미국의 자동차·항공기 부품 산업에 이어 농업 등 전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쟁회사와 손을 잡는 「적과의 동침」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제너럴모터스(GM http://www.gm.com) 등 미국의 자동차 업계 「빅3」가 손잡고 전자상거래를 위한 웹사이트 개설을 발표한 데 이어 항공기 부품, 화학, 철강, 심지어 1차 농산물 분야에서도 예외 없이 전자상거래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에 따르면 세계 최대 곡물 메이저인 미국의 카길(http://www.cargill.com)이 최근 화학회사 듀폰(http://www.dupont.com)과 농업협동조합 세넥스 하비스트 스테이트 등과 손잡고 전자상거래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3사는 이를 위해 오는 5월1일까지 루스터(http://www.Rooster.com)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 사이트를 찾으면 전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가격, 배달일정 등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주문까지 모두 「원 클릭」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농산물 유통방식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지금까지 농업 분야의 전자상거래는 농업협동조합 또는 벤처기업이 개설한 웹사이트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계 10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 곡물 메이저인 카길이 미국 최대 농업 생산자 단체인 세넥스 하비스트와 손잡고 인터넷 사업을 본격화하면 전세계 농산물 유통구조에 혁명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화학 등 기초산업 분야에서도 기업간 전자상거래 바람은 최근 거세게 불고 있다. 우선 미국 나스닥 시장에 공개된 켐덱스(http://www.chemdex.com)의 경우 설립된 지 불과 1년여만에 회사의 가치가 7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투자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화학분야에는 또 켐덱스 외에도 켐커넥트(http://www.chemconnect.com), 케매치(http://www.chematch.com), e-케미컬(http://www.e-chemical.com) 등의 인터넷 회사들이 최근 잇따라 설립돼 미국은 물론 전세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비해 철강분야에서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유명한 철강회사인 베들레헴철강이 최근 인터넷에서 구리, 티타늄, 철강 등 다양한 금속재료를 판매하는 머티리얼넷(http://www.materialnet.com)을 개설함으로써 기존의 양대 금속재료 온라인 판매 사이트인 메탈사이트(http://metalsite.net), 이스틸(http://www.esteel.net) 등과 함께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또 항공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인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http://www.utc.com)와 허니웰인터내셔널(http://www.honeywell.com)이 손잡고 항공기 부품 및 관련 서비스를 판매하는 인터넷 회사 마이에어크래프트(http://www.MyAircraft.com)를 설립하기로 발표함으로써 전자상거래 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다.
이 밖에도 인터넷에서 종이와 플라스틱 제품을 공급하는 페이퍼익스체인지(http://www.paperexchange.com)와 플라스틱넷(http://www.plasticsnet.com)도 개설되는 등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최근 미국의 전 산업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영 컨설팅 회사인 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올해 2000억달러에서 오는 2003년 1조6000억달러까지 8배정도 확대될 전망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