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산업연합회(이하 연합회)가 만 13년만에 새로운 회장을 맞는다. 새 천년을 맞아 이용태 회장 체제에서 윤종용 체제로 바뀌게 된다.
재계의 전경련처럼 국내 IT업계의 최대 민간기구로 자리잡은 연합회는 지난 79년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정보산업협의회로 출범해 국내 정보산업 관련 기업들의 구심체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회원수만 160여개에 이를 정도다.
그동안 연합회는 정보산업 발전을 위한 육성방안을 수립하고 정보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애로사항을 발굴, 정부에 건의하는 창구역할을 해왔다. 또 대국민 정보화 홍보 및 계몽사업에 앞장서왔으며 해외정보산업 관련 단체들과 교류를 통해 국내 정보산업이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초석을 놓기도 했다.
이처럼 연합회가 IT분야의 여러 단체와 차별성을 나타내며 국내 IT산업의 구심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용태 회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 회장은 컴퓨터 전문업체인 삼보컴퓨터의 전문경영인으로서 누구보다도 IT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국내 정보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누구보다 먼저 제시해왔다.
한국시스템통합연구조합을 창립, 정보기술의 통합화에 대비했으며 전자신문과 공동으로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을 제정, 열악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컴퓨터 대중화를 위해 민간단체로는 처음 PC활용능력평가시험(PCT)을 시행하고 다양한 정보화전략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연합회를 이끌어갈 윤 회장의 몫이다. 연합회가 국내 정보산업을 대표하는 기구로 실질적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먼저 회원수의 수적·질적 확대가 요구된다.
취약한 재정은 연합회가 실질적으로 국내 정보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튼튼한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연합회가 과거 양적인 정보산업의 발전을 주창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고 정보의 불균등한 분배에서 일어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시행하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다.
연합회가 순수 민간기구로서 명분을 잃지 않고 2000년대 국내 정보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