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스터사가 인터넷 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캘리포니아 샌머테이오에 있는 냅스터사는 컨트리그룹 「론스타」에서 팝의 「우상」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에 이르는 최고 인기스타의 노래를 인터넷에서 손쉽게 찾아 무료로 복사할 수 있게 해 젊은 음악팬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수많은 대학생들이 냅스터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의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에 MP3 포맷 형태로 저장된 수백만 곡의 노래를 마치 도서관을 뒤지듯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내 즐기고 있다.
냅스터는 아직 시연용 버전만 나와 있으나 매일 15만개 정도의 데모 카피가 웹사이트(http://www.napster.com)에서 내려 받아갈 정도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트를 방문, 그 수를 알 수 없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처럼 정확한 이용자 수는 몰라도 냅스터의 돌풍은 세계적인 대형 음반기업들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음반기업들은 출범 10개월의 이 애송이 회사가 음악 해적행위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냅스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가수 보니 라이트, 트레이시 채프먼 등의 에이전트인 론 스톤사는 냅스터가 예술가들의 호구지책을 빼앗고 있다면서 격렬하게 비난했다.
100개 이상의 미국 유명 대학들도 학생들이 냅스터를 이용해 MP3 노래를 내려 받아 대학의 인터넷 접속에 장애를 일으키자 학생들의 냅스터 접속을 금지시켰다. 이에 맞서 대학의 금지조치에 반대하는 학생조직까지도 생겨났다.
냅스터의 확산 속도는 너무 빠르다. 직원 수 24명의 냅스터 중역들이 이 때문에 황급히 사업계획을 다시 짜고 있을 정도다. 냅스터 마케팅담당 엘리자베스 브룩스 부사장은 『아무도 이렇게 빨리 커지리라 예상 못했다』면서 『지금 단계에서 우리는 회사를 「우연의 제국(The Accidental Empire)」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냅스터는 MP3 음악공유를 인터넷 최고인기 활동의 하나로 만들었던 일반 대중들로부터 전폭 지지를 받고 있다. 더구나 이 회사는 아직 만들다만 소프트웨어 냅스터가 전부인데다 10대가 세우고 경영하는 신생기업이다. 일반 신생기업이라면 홍보비용으로 수백만달러를 들였겠지만 냅스터의 명성은 입과 전자우편을 통해 순식간에 전파됐다.
냅스터는 컴팩 디스크를 사지 않고도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이용할 수 있게 된 냅스터는 사용이 간편하며 특히 초고속 인터넷 접속 컴퓨터에서 가장 유용하다. 대학에서 냅스터 이용이 급속하게 번진 이유의 하나가 대부분 대학 기숙사에 초고속 인터넷 접속망이 설치돼 있어 학생들이 쉽게 사용한 데 원인이 있다.
냅스터는 한번 PC에 내려 받으면 프로그램이 하드드라이브를 검색, 모든 MP3 음악파일을 골라내 다른 냅스터 이용자들이 이것을 복사할 수 있게 해준다.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해 냅스터 컴퓨터 서버로 연결된다. 냅스터는 똑같은 서버에 로그된 다른 컴퓨터들의 하드드라이브에 저장된 특정 음악을 검색할 수 있다. 원하는 노래를 찾아내면 프로그램은 두 개의 컴퓨터를 연결시켜 이용자의 PC에 노래를 복사해 내려 받는다. 마찬가지로 다른 냅스터 이용자들도 동시에 당신의 하드드라이브에서 노래를 내려 받을 수 있다.
냅스터는 PC만을 위해 제작된 것이나 3명의 냅스터 애호가가 애플사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위해 맥스터(Macster)라 불리는 변형판을 만들었다. 냅스터의 인기는 사전에 계획된 것보다는 순전히 우연이었다. 창업자 숀 패닝이 지난해 1월 냅스터를 만들 때 그는 보스턴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는 18세의 학생이었다. 패닝은 웹에서 MP3 음악을 찾는 데 링크가 자주 끊기고 파일을 잃어버리는 일에 실망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과 친구들간에 MP3 음악을 나눠 즐길 요량으로 냅스터를 썼다.
그러다 패닝의 숙부가 그에게 냅스터의 사업성을 일깨워주었다. 엔젤 투자가의 도움을 얻어 패닝은 학교를 그만두고 베이 지역(Bay Area)으로 옮겨 지난해 5월 회사를 세웠다. 이 프로그램과 회사의 이름은 패닝이 고등학생때 별명이다. 그의 짧은 고수머리가 「냅스터(The Napster)」라는 별명을 만들어줬다.
냅스터 이용자들이 인터넷에서 찾은 음악과 CD에서 복사한 음악을 서로 나눠 가지고 공유함에 따라 음반기업들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의 저작권법에 따르면 CD를 개인용도로 이용하기 위해 복사하는 것은 합법이나 복사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면 불법이다.
인터넷에서 합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음악의 대부분은 무명 그룹이나 기성작가들의 홍보성 음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냅스터 이용자들은 빌보드의 히트곡 순위에 오른 모든 음악을 예술가나 음반회사가 내려 받는 것에 동의했는가 여부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전미음반산업협회(RIAA)가 냅스터를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한 저작권침해소송 소장에서 『냅스터가 저작권이 보호하는 음악들을 불법적으로 복사, 배포하도록 조장하는 인터넷에서 「음악해적 행위의 천국」이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이에 맞서 냅스터는 프로그램이 온라인 음악 커뮤니티를 만들 뿐 저작권 침해와 상관없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한다. 냅스터는 냅스터와 회원들이 냅스터를 이용하는 다른 웹포털들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브룩스는 『사람들이 나누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음악의 속성』이라면서 『우리는 레코드 회사를 적으로 만들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현재 19세의 패닝은 앞으로 2주안에 내놓을 냅스터의 최종 버전을 만드느라 밤낮으로 매달리고 있다.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롭 엔더리 분석가는 냅스터와 유사한 기술들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어 RIAA나 음악산업계가 이를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냅스터에 접속하지 못하는 일부 학생들은 또 다른 무료 프로그램인 아이메시(http://www.imesh.com)를 이용해 내려 받을 만한 음악이나 사진, 비디오, 과제물을 아이메시 회원 컴퓨터에서 찾고 있다. 또 다른 프로그램 스핀프렌지(http://www.spinfrenzy.com)도 MP3와 비디오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한다. 이제 사람들이 음악 파일을 교환하고 공유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는 얘기다.<케이박기자 ka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