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대중화를 가져온 것은 바로 마우스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Graphic User Interface) 기능이다. 일반인들은 마치 전선의 꼬리와 같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이 마우스를 이용, 영상의 아이콘을 「클릭」하는 것과 동시에 사이버 시대에 동참하게 된다.
마우스는 사실 애플사에 의해 일반화되기 훨씬 이전에 발명됐다. 이는 당시 실리콘 밸리에 산재해 있던 연구진들 중 가장 뛰어났던 더글러스 엥겔버트에 의해 1968년 첫선을 보였었다.
엥겔버트는 당시 스탠퍼드연구소(SRI)에서 일을 하고 있었으며 에임스사의 직원을 거친 인물이었다. 그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발명되기 3년 전인 1968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회의에서 자신이 발명한 마우스를 포함해 오늘날 우리가 하이퍼텍스트나 영상회의(Video Conferencing)라고 부르는 문자와 텍스트, 그래픽 비디오의 초기적인 결합 기술들을 내놓았다. 이는 새로운 컴퓨터 시대를 공고하는 것이었고 최초로 PC의 앞으로의 가닥이 잡히는 순간이었다.
당시 이 회의에 모인 1000여 명의 엔지니어들은 이 시연회를 통해 하나의 개벽을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에 이 시연회는 「모든 시연회의 어머니」로 불려질 정도로 가치를 평가받게 된다.
하지만 엥겔버트가 가지고 있던 PC의 개념은 10년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완전히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한 예로 엥겔버트와 SRI의 연구진들이 구상했던 마우스의 기능은 오늘날 키보드가 갖고 있는 단순한 클릭 기능만을 갖춘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버튼을 이용하는 코딩(Chording) 기능을 갖춘 것이었다.
엥겔버트와 SRI의 연구진들이 제시했던 PC의 개념은 오늘날 「실리콘 제국」이 있게 한 토대가 됐다.
엥겔버트의 아이디어들을 받아 들인 곳은 1970년 세워진 기술두뇌집단 제록스의 팰러앨토 연구센터(PARC)였다. PARC 연구진들은 그 뒤 15년간에 걸쳐 다른 어떤 연구센터의 기술개발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기술혁신 포토 폴리오(Portfolio)를 실현하게 된다.
현대 컴퓨팅의 핵심 기술들인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의 일반화는 제록스에 의해 실현됐다. 이 기술은 후에 애플 컴퓨터의 매킨토시로 그리고 더 나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로 대중화됐다. 이더넷 LAN과, 객체지향의 프로그래밍기술(Object-Oriented Programming Techniques), 레이저 프린터 및 포스트스크립트 이미지 언어(PostScript Imaging Language) 등도 역시 PARC의 연구실적들로 아직까지 어도비사와 애플사의 OS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제록스는 이 같은 기술혁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스탠퍼드에서는 제록스를 실패한 사업의 대표적 「불명예 사례」로 대학원생들이 논문을 발표하고 있을 정도다.
반면 애플사이나 어도비시스템스사, 스리콤사 등 수많은 회사들은 당시의 이 같은 연구 업적으로 계속 이익을 챙기고 있어 이 또한 하나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테리리기자 terry@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