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거래진흥원 최태창 원장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글로벌 비즈니스는 기술 개발이나 시장확대 측면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이제 기업 경쟁력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사활이 걸린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동향은 사이버몰 등 기업-소비자간(B2C) 거래 중심에서 이제는 기업간(B2B) 거래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기업간 전자상거래 규모가 전체 전자상거래의 70∼75%를 차지할 정도며 우리나라도 정부를 비롯한 업계에서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증진을 위한 전략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인프라 기술인 XML기반 솔루션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솔루션간에 원활한 상호 운용을 위한 기술 표준화작업이 없이는 B2B 전자상거래 자체가 사상 누각이 될 것이다. 이는 몇 가지 배경에 연유한다.
먼저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효시는 전자문서교환(EDI)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통적 EDI는 EDI 소프트웨어 폐쇄성, 과다한 도입 및 운영 비용 탓에 중소기업이 사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에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전통적 EDI의 문제점들을 보완하려는 차세대 EDI 기술에 대한 연구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새로운 통신 수단이 된 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언어로 떠오른 것이 XML이다.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은 96년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에서 제안한 것으로 기존 HTML과 SGML이 갖는 단점을 보완해 웹상에서 구조화된 문서를 전송가능하도록 설계된 확장성 언어다. XML은 인터넷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져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내재돼 있고 VAN과는 달리 개방형 구조로 되어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별도 데이터 및 문서 포맷을 적용해온 다양한 기업 정보시스템을 단일하게 묶어준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문서 포맷 신기술로 간주되고 있다. 이 같은 XML의 범용성과 간편성은 새롭게 각광을 받는 웹기반 공급망관리(SCM)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XML학회에서는 향후 비즈니스 활동을 하면서 XML기반 정보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이를 채택한 조직에 비해 25% 이상의 생산성 저하를 초래함은 물론 전체 비즈니스 네트워크에서 고립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XML기반 솔루션이 대량 출시됐으며 기종이나 제품에 상관없이 상호간 연동을 보장하기 위한 글로벌 단일 표준인 ebXML(e비즈니스 XML) 개발 작업이 작년 말부터 시작됐다.
ebXML은 오아시스(OASIS·세계정보교환표준컨소시엄)와 유엔세팩트(UN/CEFACT·국제표준문서인 EDIFACT 표준기구)가 XML기반의 전자거래 단일 국제 표준(ebXML)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함에 따라 생겨난 컨소시엄(http://www.ebxml.org)으로 양기구의 전문가들이 지난 해 11월 미국의 새너제이에 모여 1차 회의를 가진 바 있고 지난 2월 올랜도에서 2차회의가 개최됐다.
이 기구의 사업 목표는 전세계 단일 전자거래시장 구축을 위한 XML기반의 개방형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여기에 참가하고 있는 업체와 기관으로는 커머스원, 오라클, 선, IBM, 아리바 등과 전세계 130여개 국제단체 전문가들이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도 ebXML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음성을 통해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언어가 필요하듯이 컴퓨터 시스템간 통신을 위해서도 승인된 일련의 표준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전자상거래에서 표준은 서로 다른 시스템간 정보를 원활히 유통시키도록 하는 기반 기술이다. 인터넷 시대의 기업간 전자상거래 표준으로 자리잡아 가는 ebXML표준화에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