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통신사업부 인사에 관심 고조

현대전자(대표 박종섭 http://www.hei.co.kr) 통신사업의 기조가 더욱 강력해질 것인가, 아니면 퇴조할 것인가.

이달 초 취임한 박종섭 사장의 통신사업 기조 유지 천명에 이어 이달 중 있을 본부장급 인사내용이 전무급 인사의 대거 자리이동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을 건너는 도중에 말을 바꿔 타지말라」는 기본을 바꿔가면서까지 이 같은 인사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현대전자의 고민이 읽힌다는 설명이다.

통신사업의 성격상 향후 차세대이동통신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포스트의 대거 자리이동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 이에 따라 현대전자 인사에 대한 일부 과대 포장된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어쨌든 지난달 중순부터 이미 인사가 확정돼 근무한 인사들은 정식 인사보다 보름 이상 일찍 자리를 잡고 업무를 지휘할 정도여서 사업 특성에 따른 인사내용의 고충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바뀌기 힘든 자리인 전무급 인사들의 자리가 바뀌게 되면서 사전 업무파악 차원에서 인사발표를 미뤘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대거 이동시킨 인사 포석은 이를 반증하기 충분하다.

내용을 보면 통신사업본부장인 박항구 부사장이 매출의 절대 부분을 차지하는 단말기 부분에서 일단 손을 떼고 전체 사업 총괄에 전담하며, 김호영 해외영업본부장과 강남훈 통신국내영업본부장이 영업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또 사업지원을 담당하던 조규정 전무가 단말기 전략사업본부(SBU)장 및 국내영업본부장을 겸하게 돼 이번 인사의 문책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시스템본부(SBU)장이었던 장병준 전무가 신설된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선임된 것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 이미 정보통신연구소와 정보통신시스템 연구소 등 2개 연구소를 시스템 연구소로 통합해 운영해 오던 현대전자가 느닷없이 애매한 CTO직을 마련한 것도 자리 만들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 충분하다. 실제로 현대전자 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역할이나 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가운데 타 회사 CTO 성격의 자리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시스템부문의 총책임자인 장병준 전무의 CTO 전보로 남겨진 공백에 유국상 전무가 이미 지난달부터 업무를 처리하면서 사업구상을 해온 것은 함수관계를 설명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신인철 전무가 통신시스템분야의 연구책임을 맡으면서 장전무의 위상이 애매해졌기 때문이다.

신임사장의 통신사업에 대한 포석이 전략기획통을 활용한 사업 활성화라는 대외적 「모양」을 갖춘 현대전자 통신사업부의 이면에는 「말갈아 타기를 통한 통신사업의 강화」라는 부담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현대전자가 3월 중순 단행한 전무급 인사를 아직까지 쉬쉬 하고 있는 데서 이 같은 현대전자의 고민과 향후 진로는 새삼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