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성사는 남북 분단 반세기 만에 한반도 냉전 종식과 평화 정착을 위해 처음있는 역사적이고 뜻깊은 일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냉전제체를 무너뜨리고 상호불신의 벽을 허물어 한민족의 새 역사를 여는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회담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대단하다 하겠다.
우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간 협력 및 민족의 장래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이를 통해 남북간 화해와 협력,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한 데는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계속 남북정상회담을 북측에 제안해 왔고 지난 3월에는 베를린선언을 통해 도로·항만·철도·비료지원 등 북한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위한 파격적인 경제지원을 제안하는 등 인내심을 갖고 대북포용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결과로 분석한다.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은 역대 대통령들이 나름대로 뜻을 가지고 추진해 왔지만 상황변화나 돌발사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성사 일보 단계에서 무산된 적도 없지 않았고 그때마다 남북한 이산가족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4월중 정상회담의 의제와 절차 등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준비접촉을 갖기로 했다고 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회담의 의제나 절차 등은 추후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와 남북한 평화공존, 경제협력, 이산가족 상봉 등 함께 풀어나가야 할 많은 과제들이 쌓여 있다. 이 가운데 남북간 경제협력은 그동안의 추진실적을 토대로 더욱 활성화해야 할 과제다. 남북간 경제협력은 99년 한해 동안 약 3억5000만달러 규모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경제협력은 지난 96년 이후 활기를 띠어 교류품목도 전기·전자에서 통신과 컴퓨터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미 관련업체들이 남북교류를 진행해 국내 정보통신 분야의 남북교류액이 지난해는 450만달러에 달했으나 올해는 1200만달러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에는 남북경협사업으로 삼성그룹과 북한의 조선컴퓨터가 소프트웨어 공동협력개발센터 개소식을 가진 바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조급함 대신 인내심을 갖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 경협을 추진해야 사업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교류범위도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남북간 통신시설이나 정보화 등에서 아직 이질성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체제도 다르기 때문에 세심한 배려와 준비없이 경협을 추진하다 보면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는 남북경협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나 미비점을 보완하고 북한진출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운송방법 및 투자장벽 해소책, 자원의 공동개발 및 활용방안 등 구체적인 경협 후속 지원대책 등을 사안별로 마련하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