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단말기 업체가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과 해외기업의 벽에 막혀 판로개척에 난항을 겪어오던 국내 ADSL 단말기 업체가 최근 잇따라 시장진입에 성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실적이 전무하던 중소 ADSL 단말기 업체는 올 하반기부터 독자적인 생존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됨은 물론 내년 초에는 단말기 부문의 직판시장 형성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사업자 장비인 DSLAM 부문은 국내 대기업과 해외기업이 담당하고 가입자 장비인 단말기 부문은 중소업체가 담당하는 분업형태의 장비공급 경향도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ADSL 단말기 개발업체인 텔레드림(대표 홍창표 http://www.teledream.co.kr)은 국내 대기업과 전략적 제휴 및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등의 형태를 통해 다음달부터 한국통신에 ADSL 외장형 단말기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현대전자, 삼성전자,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시스코시스템스와 같은 대형 업체가 한국통신에 ADSL 사업자 장비와 모뎀부문을 일괄 공급한 적은 있으나 국내 중소업체가 한국통신에 단말기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텔레드림은 최근 한화/정보통신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한화/정보통신은 광가입자망(FLC-C) 타입의 DSLAM과 텔레드림으로부터 OEM 형태로 공급받은 ADSL 단말기를 한국통신에 공급하게 된다. 초기 물량은 2만대 정도며 이에 따라 텔레드림은 올해 총 10만여대의 ADSL 단말기를 한국통신에 간접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텔레드림 측는 『ADSL 장비 핵심 부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 이미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일부 핵심 부품을 대체 부품으로 교체, 물량공급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 지사를 통해 수출도 추진, 올해 ADSL 단말기 부문에서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 통합(NI) 및 제조업체인 인터링크시스템(대표 이명근 http://www.interlink.co.kr)도 하나로통신에 다음달부터 자체 개발한 ADSL 단말기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하나로통신에 ADSL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는 해외업체의 일부 물량을 대체하는 형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게 되며 초기 물량은 7만대 정도로 알려졌다.
반면 하나로통신 측은 이에 대해 『국내업체가 정식으로 시험평가를 거치지 않은 상태』라며 『국내업체 대상의 대체구매나 신규발주 형식의 제품구매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인터링크와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인터링크의 관계자는 『확실한 구매계약에 따라 다음주부터 대량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며 이에 필요한 4만여대분의 관련부품을 이미 확보했다』고 밝혀 어떠한 경로든 하나로통신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연초부터 ADSL 단말기 수출을 추진해오던 신광전기통신, 보성하이넷 등 기타 ADSL 단말기 업체도 이르면 내달께 처녀수출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상반기 중에 50여개에 달하는 국내 중소 ADSL 단말기 업체의 옥석도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