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비록 19일 조건부인수 허용결정을 연기했지만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는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들의 통화 커버리지 확대, PCS간 로밍 실현 등 서비스 품질 확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는 공정위의 향후 판정이 통신시장 구조조정의 기폭제가 된다는 점 외에도 그간 보조금 규모에 따른 무차별 가입자 확보 경쟁으로 치닫던 이동전화시장이 통화품질, 고객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PCS사업자들은 공정위의 결정으로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환영할만하지만 보조금 규모를 줄이면서 마케팅 비용을 축적하게 된 SK텔레콤이 대대적인 서비스 품질 제고에 나설 경우 장기적으로는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SK텔레콤이 조만간 신세기통신과 자동 로밍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 경우 인구밀집 지역 및 지방 중소도시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011과 산악 및 도서지방에 강력한 기지국을 갖고 있는 017이 결합, 사실상 전국 통화 커버리지를 갖추게 돼 소비자 선호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CS진영이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기지국 추가 설치 등 대규모 신규 투자가 요구되지만 지금도 과다한 보조금 지급으로 경영 압박이 계속되고 있어 011-017 연합군의 커버리지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전국 일원에 2044개의 기지국을 운용하고 있고 신세기통신 역시 2244곳에 기지국을 설치, 산술적으로도 4000개가 넘는 기지국을 확보하고 있다. 동일지역내 중복 기지국 수를 감안하더라도 011과 017이 기지국을 공동 사용하고 로밍까지 실현한다면 통화 커버리지와 품질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PCS 3사는 각각 2000여개의 독자 기지국을 확보하고 있고 강원 및 호남지역에서 통합 기지국을 운용하는 한국통신프리텔의 경우 3400여개를 갖추고 있다. 물론 이같은 수치는 음영 지역 등에 설치한 이동중계기나 고정중계기를 제외한 것이지만 이를 포함하더라도 전체 기지국 비율은 엇비슷한 실정이다.
게다가 후발PCS사업자들은 지금도 네트워크 투자를 계속해야 하고 IS95C 등 향후 업그레이드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돼 011-017 연합군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지국 통합운영, 로밍실현 등이 발등의 불이 됐다.
PCS업계 한 관계자는 『011의 017인수는 시장 점유율보다도 셀룰러진영의 기지국 통합, 로밍 등에 따른 차별화가 더욱 염려스러운 문제』라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PCS 3사간 기지국 공동 운영, 로밍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