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 ‘주가에 웃고 주가에 울고’

최근 이동통신서비스 회사 직원들의 얼굴은 거칠하다. 수백주에서 수천주까지 스톡옵션을 받아 억대의 재력가로 부상했던 것도 잠시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밤잠을 설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하루일과는 나스닥 주가동향을 파악하고 「팔아야 하는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를 두고 고민하는 일.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미 주당 가격이 500만원, 수십만원대를 경험, 재벌소리를 들은 바 있어 지금 같은 「푼돈」에 팔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래도 주식시장 시세에 눈을 떼지 못한다. 연일 들리는 「나스닥·코스닥 폭락」 「주식시장 사상최대 폭락」 등의 소식에 이들은 「봄이 왔으나 아직 봄이 아니다.」

이동통신사업자의 주식가치는 얼마일까.

최근 나스닥 영향을 받아 26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SK텔레콤, BCI, AIG 등의 주식매각설로 바닥세인 한솔M.com의 적정주가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동통신사업자의 기업결합, M&A 등 통신시장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이동통신주가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을 각별하다.

주가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회사는 역시 한솔M.com이다. 매각설이 돌면서 한때 「선전」했던 한솔M.com 주가는 3만원 미만으로 곤두박질한 상태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한통 인수설, LG 인수설이 돌았으나 요지부동이다. 한국통신이 주당 6만원을 제시했다는 설부터 5만7000원선까지 내려왔다는 등 다양한 소문이 돌고 있다. 이 경우 이동통신 주가는 역시 1주당 6만원 안팎이 되는 셈이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자사 주가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 8만, 9만원대 주가지만 적정 주가는 14만원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가입자 가치는 1인당 236만원선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다시말해 가입자 1명이 236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한통프리텔 관계자는 「후발업체라는 입장과 시장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에 대한 판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SK텔레콤 주가는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해 「황제」 SK텔레콤은 할 말이 많다. 자사 적정주가를 700만, 800만원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현재의 「반토막」 「반의 반토막」 주가가 여간 못마땅한 게 아니다. 주식시장 등락에 따라 「황제」마저도 울고 웃는 모습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이동통신시장에서 가입자 1인당 가치기준은 우리나라보다 높은 편이다.

일반적인 이동전화가입자 1인당 가치는 5000달러 수준. 그러나 이동전화사업자의 위상 등에 따라 이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보다폰 에어터치사가 만네스만을 인수할 때 가입자 1인당 가치를 7500달러로 산정한 것이 그 예다.

이러한 경우가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된다면 300만명을 유치한 한솔 가입자당 가치는 14조원에 이른다. 이를 49% 가량을 보유한 BCI, AIG, 한솔그룹 가입자 가치도 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치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인수협상에서 이 같은 계산법이 그대로 적용될 지는 미지수다. 만네스만이나 해외 통신사업자에 비해 단말기 보조금 지원과 저가의 이동전화요금, 적자회사라는 특수상황이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3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신세기통신 지분 51.1%를 3조원 가량을 주고 인수한 것도 바로 이러한 특수 상황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