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00만대 규모로 예상되던 이동전화시장이 공정거래위의 SK텔레콤과 신세기이동통신간 합병유보 방침에 따라 된서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달 70만∼80만대 규모의 단말기 구매로 시장 수요의 절반을 차지해 오던 SK텔레콤이 향후 수개월간 구매물량을 10만∼20만대 규모로 줄이기로 잠정 결정,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통프리텔과 LG텔레콤 등도 한솔엠닷컴과 합병 가능성을 구체화함에 따라 이 역시 SK텔레콤의 사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동전화 단말기업계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같은 공정위의 이동전화사업자 합병 유보 방침이 시간을 끌게 될 경우 이동전화기 제조업체들의 부품소진 기간도 3∼4개월 이상 연장되는 등 파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공정위의 이번 합병유보 결정에 따른 시장 경색 움직임은 단말기 보조금 감축 등 시장 내 독점지배방지를 골자로 하고 있어 SK텔레콤의 보조금 규모 축소는 제조업체의 과당경쟁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일부업체는 시장 급냉 현상이 적어도 3∼4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시장규모를 당초 규모의 70∼80% 수준으로 낮춰잡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 등 2개 업체는 SK텔레콤에 공급하는 물량이 각각 50% 및 30% 수준에 이르고 있어 공정위 결정 여부가 심각한 매출 차질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에서 45% 수준의 점유율을 보여온 가운데 이번 공정위 결정이 어떤 방식으로든 시장점유율에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LG정보통신도 1·4분기 매출 성과를 바탕으로 이달 초 올해 500만대 규모의 공급을 예상했으나 이를 당초 예상규모인 400만대 전후로 재조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반면 SK텔레텍은 모회사인 SK텔레콤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올 2·4분기 시장이 예상 외의 시장점유율 변화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시장 규모 감소 영향은 최근 1∼2년새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물량을 공급하면서 매출규모를 확대해온 중소기업들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최근 모토로라로부터 OEM 공급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채 내수시장에 주력해 온 텔슨전자 등 중견 이동전화단말기 업체들의 매출에 대한 영향도 예상 외로 커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밖에 최근 LG정보통신에 올해 50만대의 물량을 공급할 계획인 텔슨정보통신의 입지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5%대의 시장점유율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모토로라반도체통신 역시 이번 결정에 따라 영업전략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