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래픽칩 시장이 재편 회오리를 맞고 있다.
인터넷뉴스 「C넷」에 따르면 그간 극심한 경쟁을 보여온 미 그래픽칩 업체들이 사업의 무게중심을 PC에서 인터넷기기와 무선기기시장으로 전환하는가 하면 업체간 인수합병도 잇따르고 있다.
노트북용 그래픽칩 메이저업체인 네오매직은 최근 PC용 그래픽칩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인터넷 관련 장비와 무선장비 시장에 주력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인터넷과 무선 분야의 임원을 새로 영입하는 대신 PC용 그래픽칩 직원은 3분의 1로 줄일 예정이다.
네오매직의 이러한 변신은 그래픽칩 업체 중에서 올들어 다섯번째다.
지난 11일에는 그래픽칩 전문업체 S3가 PC 그래픽 부문을 대만의 비아에 넘기고 인터넷장비 전문업체로 거듭난다고 선언했다. S3는 당시 발표문에서 『인터넷 관련 제품 및 기술개발에 초점을 두고, 인터넷 컴퓨팅 및 디지털장비 시장의 새 주역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3의 발표 하루 전에는 워크스테이션용 그래픽칩 전문업체 3D랩스가 인터그래프의 3D그래픽칩 부문을 총 55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선언하는 등 업체간 인수합병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ATI테크놀로지와 3Dfx인터액티브가 게임용 그래픽칩 전문업체인 Artx와 기가픽셀을 인수했었다. 3Dfx인터액티브는 기가픽셀을 1억8600만달러에 인수했는데 기가픽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첨단게임기 「X박스」에 칩을 공급하려다 무산된 업체다.
이처럼 미 그래픽칩 업체 시장이 변화의 회오리를 맞게 된 것은 지난 90년 중반 신규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데 원인이 있다. 디자인이 쉽다는 이유만으로 너나할 것 없이 그래픽칩 시장에 참여한 이들 업체는 출혈경쟁이 불가피해 결국 지난 5년간 50여 업체가 무너졌다. 이로 인해 5년 전에는 약 70개, 그리고 2년 전에는 40개의 업체가 있었지만 지금은 10∼15개 업체만 남아 있는 상태다.
한편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컨설팅그룹의 대표 존 페디는 『그래픽칩 시장이 앞으로는 3개 메이저업체, 3개 마이너업체, 그리고 기타업체로 재편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