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017 기업결합에 따른 마케팅 변화

26일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기업결합이 승인됨에 따라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에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기업결합 확정이 태풍전야였다면 기업결합 이후 벌어지는 통신시장 구조 개편과 마케팅 전쟁은 그야말로 태풍의 눈이라 할 수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이번 기업결합 승인조건인 「011·017 연합군의 시장점유율 50% 이하 조정」과 「SK텔레텍의 단말기 공급대수를 월 10만대로 정한 것」을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외형적으로 이들은 공정위 결정에 따라 그간 「양적」인 가입자 유치전략에서 우량 가입자, 기존 고객관리 중심의 「질적」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 내부에서는 이런 기대와는 달리 가입자 확보를 둘러싼 다양한 형태의 영업전략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사업자들은 기존 유통망을 재정비하며 타깃마케팅 중심의 영업전략을 피력하고 있다.

사업자가 예측한 연말 누적가입자는 대략 2800만에서 3100만 수준. 현재 남아있는 200만명에서 400만명의 가입자를 둘러싼 사업자 영업전략이 속출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011·017=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영업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시장점유율 50% 이하로 떨어뜨리는 시점에 따라 마케팅 정책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금년과 내년 초반까지 가입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다가 내년 6월 전에 가입자 점유율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가입자 점유율을 떨어뜨리는 데는 불량가입자에 대한 직권해지 방식이 이용된다. 이 속에는 금년 말 IMT2000 사업권 획득까지 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대정부 압박용은 물론 수익을 극대화시키겠다는 011·017의 복선이 깔려 있다.

두 번째는 현재부터 불량가입자 규모를 축소시켜나가는 방식이다. IMT2000 사업권 획득을 위해 정부 방침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정표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011·017 양사가 두 번째 방법을 택한다는 확률은 지극히 적다. 「엔탑」 「TTL」 「아이터치 017」 등 브랜드명과 사업자 이미지가 좋은 상황에서 소극적 마케팅으로 이미지를 추락시킨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PCS 사업자도 이 같은 두 번째 방법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단말기 공급건이다. 2005년까지 SK텔레텍 출시 단말기를 월 10만대 이상 공급받지 못하게 된 011·017의 전략을 눈여겨 볼 만하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으로서는 가히 치명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예외는 있다.

양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말기에 대한 새로운 공급처 물색이다.

SK텔레텍과 유사한 별도의 단말기 제조업체를 만드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단말기 업체와 제휴, 양질의 단말기를 지속적으로 공급받는 방법도 고려된다. 이 두 가지의 경우 모두 SK텔레텍을 택하지 않고서도 타사와 차별화된 단말기를 취급할 수 있다.

더욱이 공정위의 결정을 위배하지 않아 금상첨화다. 일부 단말기제조업체의 반발이 예상되나 이동통신사업자와 통신단말기 제조업체 관계상 거센 반발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PCS 사업자=마케팅 정책에 대한 큰 변화가 예상된다.

PCS 사업자의 마케팅 정책은 011·017의 영업방향에 따라 유동적이다.

011·017 연합군이 가입자 유치전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경우 현 경쟁체제에 큰 변동은 없다고 본다.

PCS 사업자는 본격적인 마케팅 전쟁이 내년 6월 이후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011·017 연합군의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난 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PCS 사업자는 011·017이 단말기 보조금을 축소할 경우 더불어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보조금을 축소, 영업 수익을 늘려 흑자경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 축소에 따라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는 단속 마케팅도 예상된다.

이와는 반대로 IMT2000 사업권 선점을 위한 PCS 사업자의 강력한 영업 드라이브 정책도 가능하다. 한통프리텔과 LG텔레콤은 한솔엠닷컴이 어느편에 서느냐에 따라 마케팅 방향을 크게 선회할 수 있다. 한솔엠닷컴 인수에서 밀린 사업자가 사활을 건 가입자 유치전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