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분할 전망과 파장...네티즌도 찬반 공방

미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28일(이하 미 시각) 미국 연방 및 주정부들의 MS 2개사 분할 안에 대해 「극단조치」 「전복기도」라는 원색적인 단어를 동원해가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분할 안은 법정에서 패소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항소 및 상고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향후 전망과 파장 =미 정부가 예정된 날짜에 MS분할이라는 정부 단일 안을 법원에 제출함에 따라 공은 MS에 넘어갔다. 소비자의 이익과 업계의 기술혁신을 저해한다며 정부 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MS는 오는 10일까지 대응안을 제출하게 된다. MS에 대한 최종 제재는 오는 24일 청문회 등을 거쳐 여름께나 나올 예정이다. 이번에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안은 권고 성격을 띠는 강제성이 없는 것으로 설사 정부가 소송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효력이 발생하려면 몇 년이 걸린다.

 또 MS가 대법원 항소 등 법정투쟁을 끝까지 할 것을 천명하고 있어 「분할 약발」이 먹히려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당분간 컴퓨터 시장질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USA투데이는 설사 MS가 분할된다하더라도 시장 지배력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MS가 대법원 항소 등 극렬한 법원 투쟁을 천명하고 있는 상태라서 실제 판결이 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 지난 IBM에서 그랬듯이 판결이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지난 82년 미 정부는 IBM과 13년간이나 독점소송을 벌이다 결국에는 유야무야 끝낸 경우가 있다.

 비록 미 정부가 기업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분할이라는 카드를 사용했지만 미 국민들은 다수가 분할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잭슨 판사가 1차판결을 내리기전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도 60% 이상이 분할에 반대했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실패로 돌아간 화해협상이 다시 열릴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아직은 양측 모두 이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주고받기에 의한 극적 화해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리눅스업체 등 또 MS의 경쟁업체들이 얻게 될 반사효과도 반반이다.

 만약 분할이 이루어진다면 레드햇 등 리눅스업체들이 응용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는 넓어지겠지만 반대로 MS도 리눅스용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 오히려 코렐 등 리눅스업체의 입지를 옥죌 수도 있다. 또 컴팩·델 등 컴퓨터 하드웨어업체는 물론 로터스 등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윈도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전략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MS분할이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소비자들의 이익에 대해 원고인 정부와 피고인 MS는 정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원고측 대표인 클라인 미 법무차관보는 MS분할이 경쟁을 촉진시켜 소비자의 선택을 넓히고 아울러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MS는 기술혁신 저해와 윈도와 응용소프트웨어의 분할로 가격이 올라가는 등 오히려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온다고 맞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설사 MS가 분할되더라도 당분간 소비자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윈도 OS와 MS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익숙해져 있고 아울러 대체할 만한 소프트웨어가 아직까지 없기 때문에 데스크톱 시장에서 MS의 지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C데이터의 한 소프트웨어 분석가는 『모든 사람이 MS 오피스를 사용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당분간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또 MS가 분할되더라도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투자 은행인 크로웰 위돈의 수석 분석가 제임스 레건은 『응용 소프트웨어가 이미 많은 소비자의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MS의 산업주도가 깨지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사이익 있나 =MS 분할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MS의 경쟁업체인 서버업체 선·데이터베이스업체 오라클·리눅스업체 레드햇과 칼데라 등이 일단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MS의 기술표준에 따라 제품 및 사업모델을 개발해 왔기 때문에 피해 볼 가능성도 있다. 이익과 함께 손실도 공존하는 것이다. 미 정부가 지나치게 MS에 가혹한 제재조치를 내릴 경우 산업 전체에 피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은 여기서 근거한다.

 MS 대변인 컬리넌이 정부 분할 안이 나온 후 『기업구조와 관련된 제재조치는 업계, 미국 경제 및 소비자 모두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 현재 전세계 개인용 컴퓨터의 90%가 윈도를 운용체계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제재조치로 현재의 윈도와 상이하거나 호환성 없는 운용체계가 등장할 경우 컴팩·델·로터스 등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업체의 제품개발 및 사업계획에도 일정 부문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리눅스업계에도 MS분할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MS분할은 리눅스 응용프로그램 개발업체가 MS의 오피스용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대표적 리눅스업체 레드햇의 회장 보브 영도 이에 대해 『리눅스를 운용체계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데 리눅스용 파워포인트나 워드 등 주요 응용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리눅스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리눅스의 응용프로그램 시장 확대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MS가 리눅스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경우 이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지만 동시에 리눅스용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던 업체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대표적 업체가 코렐인데 전문가들은 MS를 분할할 경우 리눅스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부상하려는 코렐의 사업계획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MS분할은 누가 가장 큰 혜택을 입을지 명확히 가려내기는 힘들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는 MS마저도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시장 분석가는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계속 유지해야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재평가해야 하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다』며 『인터넷이 시장을 급속히 변화시키는 상황에서 지금은 MS가 변해야 하는 시기다』고 언급했다.

 ▲네티즌들도 찬반 공방 =MS분할을 접한 미 네티즌들의 반응도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 대화방에서 뜨거운 공방을 주고 받았다.

 야후 대화방(http://chat.ya

hoo.com)의 한 사용자는 『이제 그들은 코드를 베끼지만 말고 진정으로 기술을 혁신해야만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빌 게이츠는 미국을 사서 다시 빌려주라』고 빈정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정부안이 극단적이고 MS의 소프트웨어시장 독점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어느 대화자는 『AT&T가 분할된 뒤 오히려 전화요금이 오르고 통화품질은 떨어졌다』며 기업 분할 효과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도 『MS의 개별 제품 모두가 훌륭해 분할뒤에도 그들이 혼자힘으로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