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사장 ihkim@ksic.net
올해 안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를 바라는 중국은 모든 분야의 시장 개방을 공식적으로 표방하고 있으며 인터넷 분야에 대해선 이미 시장개방 방침을 천명했다.
따라서 기존에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뤄져 왔던 제조업 분야 외에 금융·정보통신 업종에서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수의 외국업체가 현지 시장 진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 진출을 원하는 많은 기업은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인터넷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수가 지난해에는 400만명, 올해는 500만명, 오는 2001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중국에서 사업을 수행했던 수많은 외국기업이 예상했던 것에 비해 실제로 거둔 수확은 미미했다. 우리 기업들 역시 현지에서 성공한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그만큼 중국에서의 비즈니스가 힘들고 시장진입이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제 중국의 인터넷 열풍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많은 IT업체가 현지 진출을 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 대해 일반적인 분석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현지 합작법인 설립, 기술제휴 등의 구체적 단계에까지 국내에서 시작한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화하는 업체도 여럿 있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될 것은 현지 정보통신산업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표방하고 있는 시장 개방이라는 정책 방침과는 달리 실제로는 매우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중국인들 특유의 중화사상에 기인하는 바가 크기도 하지만 정보통신산업의 특성상 고부가가치로 인한 국부(國富)의 유출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 시장에의 성공적 진출이 사실상 쉽지는 않지만 현대와 같은 글로벌 시대에 기술경쟁력과 국제비즈니스 능력을 겸비한 업체는 현지에서 충분한 수요와 가능성이 파악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에 도전해봄직하다. 왜냐하면 중국의 정보통신시장 규모나 세계적인 비중을 감안해 볼 때 여러 난관을 무릅쓰고라고 진출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현지 언론은 베이징시에 한국 벤처 및 하이테크 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며 입주하는 한국기업에 대해 여러가지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보도를 했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중국시장 진출에 있어 또 하나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정보의 공유다. 정보사회에 있어 정보 그 자체는 기업의 큰 자산이며 무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시장이 아닌 해외시장의 개척, 특히 미개척지의 신규 시장 진출에 있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간의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
아직은 폐쇄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정보의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 각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많은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있거나 이미 갖고 있다. 이러한 자료와 정보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들 자료와 정보에 대한 정부와 기업, 기업과 기업간의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 이는 중국시장 진출의 초기단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결국은 사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분야, 특히 인터넷 사업 분야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탄탄한 기반이 있는 만큼 정보통신 분야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에 앞서 최대한 신중하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접근해 그동안 타 업종이 중국진출 과정에서 드러낸 여러가지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는 곧 국익과도 직결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