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본격 인터넷 영화 첫 선·스티븐 사이먼이 제작한 「퀀텀 프로젝트」 개?

<본사 특약=iBiztoday.com> 최초의 본격 인터넷 영화가 개봉됐다. 영화제작자 스티븐 사이먼은 7일 자신의 최신작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사진)」를 사이트사운드 홈페이지(http://www.sightsound.com)에 올려 일반에게 개봉했다.

이는 개봉관이 영화관이 아닌 컴퓨터로 초점을 맞춘 최초의 본격 인터넷 영화로 남자 배우 존 클리스와 유지니오 자네티 감독을 비롯, 정규 제작진과 출연진이 동원된 제작비 300만달러짜리 작품이다. 또 이는 웹의 발빠른 성장사에 세워진 또 하나의 이정표이기도 하다.

퀀텀 프로젝트의 제작진은 전혀 필름을 쓰지 않은 이 작품에 최고의 화질을 제공하기 위해 촬영에 들어가기 전 수개월 동안 디지털 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파일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상영시간도 32분으로 제한했다. 영화 배급자는 부자연스럽고 선명하지 못한 동영상을 피하기 위해 스트리밍 기술을 택하는 대신 관람을 원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영화 전편을 내려 받기(다운로드)해주기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좁은 컴퓨터 화면보다는 극장의 대형 스크린이나 TV로 영화를 감상하는 편이 낫다. 사이먼 제작자도 자신의 목적은 컴퓨터로 영화관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영화 전달수단을 추가로 개발하고 컴퓨터 전용 영화를 창조하는 데 있다고 꼽는다.

지금까지 독립영화제작사들이 만든 작품들은 영화제가 종점이었다. 극장들은 객석을 채우기 힘들다는 이유로 독립영화사 작품 상영을 꺼렸다. 그러나 이제 이런 유형의 작품들에 이처럼 컴퓨터로 관객과 만날 기회를 제공해줄지도 모른다.

아톰필름스(http://www.atomfilms.com)는 최근 조지 루카스 감독의 「전자미로」를 비롯, 남캘리포니아대(USC) 출신들의 작품을 100편 이상 사들였다. 영화상영 웹사이트 시네마나우(http://www.cinemanow.com)의 커트 마비스 임원은 『우리는 10만명이 관람하는 한편의 영화가 아니라 1000명의 서로 다른 관객이 보는 1000편의 서로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인터넷은 기록영화 제작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USC의 로라 키셀 교수는 여러 미용실로부터 취합한 넘치는 자료들을 미용실별로 따로 떼어내 인터넷에 띄울 예정이고 아이필름(http://www.ifilm.com)에 다큐멘터리를 내보낸 뉴욕 주민 더그 블락씨는 마지막 장면에 웹 링크를 추가해 시청자들이 특정 등장 인물들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영화 「어떤 꿈이 이뤄질까」를 함께 제작한 사이먼과 바넷 바인은 처음부터 인터넷을 염두에 두고 퀀텀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연구실 건너편의 삶에 눈뜬 물리학자에 관한 이야기로 등장 인물들의 생각을 좇아가기 위해 툴바라든지 윈도와 같은 컴퓨터 관련 이미지들을 동원했다.

이 영화의 컴퓨터 파일은 문자 텍스트 8000만개에 맞먹기 때문에 내려받기를 하려면 고속 모뎀으로는 10분, 일반 모뎀으로는 4시간이 걸린다. 퀀텀 프로젝트의 제작비를 댄 사이트사운드는 내려받기 요금으로 컴퓨터당 3달러 95센트를 받는다.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소들도 이 같은 인터넷 영화의 조류를 감지하고 있다. 트라이마크픽처스와 미라맥스필름스는 이미 영화관에서 상영됐던 작품들을 인터넷에 올릴 계획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팝(http://www.pop.com)도 이번 봄에 미 공개 단편 영화를 인터넷에 띄울 예정이다. 올 가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리는 영화제에서도 인터넷 영화부문이 추가된다.

현재 웹에는 사이먼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감독들이 만든 수천 개의 단편과 극영화가 떠 있다. 일부는 「퀀텀 프로젝트」처럼 넷에 처음 뜨는 작품들이지만 나머지는 영화 학교에서 상영된 이래 선반 위에 올려졌다 요즘에서야 관객들을 찾고 있는 영화들이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