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이동전화단말기 업계, 수출로 돌파구 연다

중견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계가 SK텔레콤(011)·신세기통신(017) 합병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방지조치로 단말기 내수 공급량 조절이 불가피해지자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와이드텔레콤과 같은 후발업체는 SK텔레콤의 구매물량이 「시장점유율 50% 미만」으로 제한되면서 당장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셀룰러폰의 내수 공급 기반이 흔들리게 돼 수출시장 개척이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와이드텔레콤(대표 김재명 http://www.widetel.co.kr)은 이동전화단말기 생산 및 내수공급이 011·017 합병으로 불확실해짐에 따라 홍콩·브라질·중국·대만 등지로 수출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에 연간 10만대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됨에 따라 해외시장 개척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홍콩 포시스텔레컴에 연간 600억원 상당의 CDMA 이동전화단말기 30만대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또 브라질·중국·대만 등에서 샘플 테스트를 진행, 연간 2000억원대 수출계약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세원텔레콤(대표 이정근 http://www.sewon-tele.com)은 SK텔레텍으로부터 연간 100만대 이상의 이동전화단말기 구매 주문을 확보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내수 공급 기반이 안정적인 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달 중으로 해외 한 통신사업자와 CDMA 이동전화단말기를 OEM과 자체 브랜드를 섞어 100만∼200만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다음달부터 호주 복슨사에 연 50만대 규모로 싱글밴드 범유럽디지털이동전화(GSM) 단말기 공급을 개시한다. 또 유럽의 한 업체와 연간 150만대 규모의 GSM 단말기 공급계약이 임박해 있다고 세원텔레콤 측은 밝혔다.

스탠더드텔레콤(대표 임영식 http://www.nixxo.co.kr)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동전화단말기 수출에 나선다. 이 회사는 『독일의 D사와 최소 100만대의 GSM 단말기 수출계약을 곧 체결할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다수의 해외 통신사업자에 단말기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